여성권익, 남성 국회의원들이 더 잘 챙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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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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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여성정책硏 보고서

여성 국회의원이 계속 늘어나는 추세지만 여성의 권익 향상에는 크게 기여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최근 발간한 ‘여성 국회의원 증가에 따른 국회 성 인지성 변화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18대 국회의 여성 의원 비율(13.7%)은 16대(5.9%) 때보다 2배 이상으로 늘었다. 여성 의원 1명이 발의한 법안도 18대 전반기(24.5건)가 16대 전반기(3.2건)에 비해 약 8배로 늘었다.

그러나 여성의 권익과 관련이 높은 법안은 거의 변화가 없었다. 16대 전반기에 발의된 법안 중 여성 관련 법안의 비율은 3.1%였지만 18대 전반기에는 3%로 오히려 0.1%포인트 줄었다.

18대 국회 전반기 발의된 여성 관련 법안에는 오히려 남성 의원이 발의한 비율(61.7%)이 더 높았다. 여성 관련 법안 중 여성 의원이 발의한 법안의 비율은 16대 전반기(56.5%) 때보다 18대 전반기(38.3%)에 오히려 줄었다. 여성 의원이 발의한 전체 법안 중에서도 여성 관련 법안의 비율은 16대 전반기 25.5%에서 18대 전반기 6.9%로 대폭 줄었다.

이는 16대 국회에서는 여성 의원이 소수라서 여성과 관련된 법안에 집중했지만 18대 국회에 늘어난 여성 의원들은 여성 문제뿐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기울였기 때문이라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그러나 여성 의원들이 발의한 법안이 가결되는 비율은 하락세였다. 16대 전반기엔 58.8%로 남성 의원(50.1%)보다 높았지만 18대 전반기엔 23.3%로 대폭 낮아졌다.

의원들은 여성 의원의 증가가 국회를 변화시키는 데는 그다지 기여하지 못했다고 응답했다. 여성정책연구원이 18대 국회의원 297명에게 물어본 결과 평균이 ‘그저 그렇다’(3.32)는 점수에 가까웠다.

여성의 의회 진출이 의회의 운영 규칙과 관행에 변화를 가져왔냐는 설문에도 남성 의원의 76%, 여성 의원의 64%가 변화가 없거나 적다고 대답했다.

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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