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물 승진’ 80여명 연루… 경남소방본부 ‘발칵’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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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年2회 심사때마다 비리”… 2000만원 이상 챙긴 간부도

경남도소방본부 공무원들이 승진 대가로 상급자에게 금품을 제공하다 적발됐다. 창원지검 특수부(부장검사 김기현)는 18일 “경남도소방본부 고위 간부와 인사담당 간부들이 상당수의 인사 대상자로부터 돈을 받은 혐의를 포착해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뇌물을 주고 승진한 혐의로 검찰의 조사 대상에 오른 사람은 현재 30∼40명 선으로 조사기간인 2009년과 2010년 심사 승진한 100여 명의 30∼40%에 이른다. 지금까지 조사를 받은 인원은 참고인을 포함해 80명 이상.

검찰은 매년 2차례 실시하는 심사 승진이 끝난 뒤 승진자 중 상당수가 사례금 명목으로 현금을 상급자들에게 준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이 기간 소방위(소방파출소장·행정 7급 상당)에서 소방경(소방서 팀장·행정 6급 상당)으로 승진한 소방공무원들이 수십만∼수백만 원씩 본부 고위층과 인사담당 간부에게 제공한 혐의를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수사 대상자 가운데 절반가량을 소환해 누구에게 어떤 명목으로 얼마를 주었는지를 집중적으로 조사했다. 또 승진 대상자로부터 돈을 받은 혐의가 있는 전 소방본부 인사담당 간부(현 소방서장) 등 2, 3명의 사무실과 자택에 대한 압수수색도 벌였다. 이 과정에서 퇴임한 전직 간부는 심사 승진한 소방공무원들로부터 받은 금액이 2000만 원 이상인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 관계자는 “조사받은 소방공무원들이 ‘심사 승진을 시켜준 데 대한 성의 표시 차원에서 돈을 건넸다’는 취지로 진술했다”며 “이달 말까지 형사처벌 대상자를 확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창원=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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