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간 성추행 당했다” 초등생이 친구 11명 고소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2월 31일 03시 00분


코멘트

“돈 뺏기고 집단 폭행도”… 어머니 통해 고소장 제출

“4명이 화장실로 끌고 가 저의 성기를 손으로 잡아 비틀고…성기를 발로 차고 밟고….”

“4명이 운동장에서 정강이뼈를 30차례 이상 발로 차고….”

울산 남구의 한 초등학교 6학년 A 군(12)이 최근 어머니(38)를 통해 울산남부경찰서에 제출한 고소장에 적힌 피해사례다. A 군 어머니는 동아일보가 단독 입수한 고소장에서 5학년 때인 2010년 3월부터 같은 반 B군(12) 등 7명과 이름을 알 수 없는 4명 등 11명에게 당한 피해사례를 날짜와 시간을 구체적으로 명시한 뒤 처벌해 줄 것을 요구했다. A 군을 집중적으로 구타를 하거나 성추행을 한 학생은 1, 3, 5학년 때 같은 반이었던 B 군(12). A 군은 고소장에서 “2011년 3월부터 10월 27일까지 일주일에 2, 3차례씩 쉬는 시간에 B 군의 지시로 3명이 A 군의 교실로 와서는 강제로 팔을 비틀며 화장실로 끌고 갔다”며 “화장실 문을 잠근 뒤 4명이 양팔과 다리를 잡은 뒤 속옷을 벗기고 성추행을 했다”고 밝혔다. A 군은 또 2010년 9월 2학기 개학식 날 낮 12시경에는 B 군이 폭행하며 욕설을 하기에 A 군이 “왜 때리느냐”고 항의하자 B 군이 욕설과 함께 “오늘부터 계속 맞아라”며 20차례 이상 때렸다고 했다. 2011년 6월 15일 오후 3시경에는 학교 운동장에서 B 군이 중학생 4명과 함께 발로 마구 밟기까지 했다고 전했다. 특히 2011년 4월에는 B군이 “돈을 주지 않으면 매일 맞을 생각해라. 엄마에게 이르면 엄마까지 죽여 버린다”고 협박해 1만5000원을 빼앗겼다.

A 군 어머니는 동아일보 기자와의 통화에서 “애가 몸에 멍이 들어 집에 온 적이 많았지만 그때마다 ‘축구하다 넘어졌다’고 해 별일 없는 줄 알았다”고 말했다. 또 “11월 중순에는 애가 멍하게 앉아 있는 등 이상해 물어봤더니 모든 사실을 털어놓았다”며 “너무 심한 충격과 고통으로 나와 애는 지금도 정신과에서 약물 치료를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A 군은 반에서 성적이 상위권인 모범생인 것으로 알려졌다.

학교 측은 A 군의 어머니가 피해 사실을 통보해온 11월 중순 운영위원장과 어머니회장, 교사, 그리고 피해자와 가해자로 지목된 학생과 학부모를 모두 불러 교감이 위원장인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를 열었다.

울산=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