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서울 25개 자치구 중 기대수명 1위 서초구 비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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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2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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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감놀이하며 치매 고치고 거동불편 노인은 가정상담

올해 초 어르신들이 서울 서초구 양재동 한우리정보문화센터 다감각치료실에서 치매
예방을 위한 ‘스노즐렌 프로그램’에 참가해 투호 던지기를 하고 있다. 서초구 제공
올해 초 어르신들이 서울 서초구 양재동 한우리정보문화센터 다감각치료실에서 치매 예방을 위한 ‘스노즐렌 프로그램’에 참가해 투호 던지기를 하고 있다. 서초구 제공
중국을 통일했던 진시황. 그는 영원한 삶을 꿈꾸며 평생 불로초를 찾아 헤맸다. 오래 살고 싶어 하는 인간의 욕망은 예나 지금이나 다를 바 없는지 요즘 서점에서는 장수의 비결을 다룬 책들이 날개 돋친 듯 팔려 나간다. 한 살이라도 더 살고 싶은 서울시민이라면 서초구에 가보자. 고령사회를 대비한 ‘허약예방 프로젝트’가 당신의 생을 하루라도 더 늘려줄지 모른다.

○ 기대수명 1위 서초구의 비밀

85.6세. 서초구는 서울시내 25개 자치구 가운데 기대수명이 가장 높은 곳이다. 통계청에서 가장 최근에 발표한 자치구별 생명표(2008년)에 따르면 서초구에서 태어난 아이는 평균 85세 넘게 살 수 있다는 뜻이다. 최하위인 강북구의 77.8세보다 7년 이상 길다.

서울시 전체의 65세 이상 노인인구 가운데 80세 이상 장수인구 비율이 16.5%를 기록한 가운데 서초구는 이보다 높은 18.4%로 고위험 인구 비율이 높은 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울에서 기대수명이 가장 높은 이유로는 서초구가 노인만을 위한 특화정책을 만들고 건강과 직결된 정책이 유독 많은 점을 꼽을 수 있다.

27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한우리정보문화센터 다감각치료실에서는 치매 초기 증상을 보이는 노인을 위한 다감각자극치료(스노즐렌)가 한창이었다. 50대 후반에서 70대 중반에 이르는 어르신 7명은 은은한 조명이 흐르는 방에서 색깔별로 표시된 고리 던지기 게임을 즐기고 있었다. 시각과 청각, 미각, 후각, 촉각 등 오감을 자극해 정서적 이완을 유도하는 스노즐렌 프로그램을 이용한 치매 치료는 서초구에서 유일하게 진행되고 있다.

이날 어르신들은 치매치료 분야를 전문으로 공부한 작업치료사와 자원봉사자의 도움을 받아 고리를 던져 얻은 점수를 계산해 스케치북에 스스로 점수를 기록하며 즐거워했다. 프로그램 내내 박수소리와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방 한쪽에는 어르신들의 근육을 편하게 이완시켜 줄 수 있는 물침대와 각종 대형 쿠션도 마련돼 있었고 아로마 향과 함께 마음을 편안하게 하는 음악이 잔잔히 흘러나왔다.

올해 3월부터 스노즐렌 프로그램에 치매 진단을 받은 남편을 데리고 나오고 있다는 강정순 씨(68·여)는 “프로그램에 참가하기 전 병원에서 지내는 동안에는 남편이 난동을 부릴 때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부쩍 온순해졌다”며 “가끔 자신이 한 말을 잊곤 하지만 끝말잇기도 할 수 있게 될 정도로 상태가 좋아졌다”고 말했다.

○ 다양한 건강 특화 사업

서초구보건소는 노인을 위한 건강 프로그램으로 우면산 걷기 교실을 비롯해 6주 과정의 우울증 및 스트레스 극복 프로그램, 치매예방교실, 낙상예방 운동교실 등을 운영하고 있다. 65세 이상 허약한 노인을 위한 가정방문도 수시로 실시해 건강상담 후 맞춤형 관리를 하고 있다. 전국 최초로 실시된 독감예방접종 전자바우처 사업도 서초구의 자랑거리로 꼽힌다. 복잡한 증명서가 없어도 전산화 작업을 통해 어르신들이 예방접종 주사를 맞을 수 있게 했다.

여성을 위한 ‘유방암 제로 프로젝트’도 특화 사업으로 내세우고 있다. 30대 이상 여성을 매년 900명 이상 검진해 이 가운데 올해 유방암을 조기에 발견한 사람만 26명에 이른다. 고혈압과 당뇨 등 건강진단을 받은 이들을 대상으로 맞춤형 건강관리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토요 웰니스 순환운동센터도 서울시에서 최초로 실시하고 있다. 권영현 서초구보건소장은 “성인과 노인은 물론이고 다양한 연령층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전국 최초로 미숙아 모유수유 가정방문 서비스를 만들어 영·유아 건강정책을 시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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