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대구 골목투어’ 수학여행지로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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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2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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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역사 잘 보존” 서울-中-日서도 찾아
市, 버스-문화해설사 지원 등 유치 노력

대구 중구 동산동 청라언덕에 있는 미국인 선교사 주택. (왼쪽) 대구 중구 계산동에 있는 민족시인 이상화 고택. 대구 수학여행의 필수코스다. (오른쪽) 대구시 제공
대구 중구 동산동 청라언덕에 있는 미국인 선교사 주택. (왼쪽) 대구 중구 계산동에 있는 민족시인 이상화 고택. 대구 수학여행의 필수코스다. (오른쪽) 대구시 제공
“봄의 교향악이 울려 퍼지는 청라언덕 위에 백합 필 적에… 청라언덕과 같은 내 맘에 백합 같은 내 동무야. 네가 내게서 피어날 적에 모든 슬픔이 사라진다∼.” 13일 오후 대구 중구 동산동 ‘청라언덕’에 중학생들의 합창이 퍼졌다. 이들은 대구로 일일 여행을 온 서울 양천구 신서중 3학년 300여 명. 학생들은 이날 오전 11시 동대구역에 도착해 놀이시설인 달성군 가창면 허브힐즈를 체험하고 청라언덕 쪽으로 이동했다. 대구의 자랑인 근대 역사 골목투어를 위해서다.

청라언덕 주변은 100여 년 전 근대 역사가 잘 보존돼 있다. 담쟁이덩굴 언덕이라는 뜻의 청라언덕을 중심으로 이상화 고택 등으로 이어지는 골목은 학생들에게 일종의 ‘역사 교과서’다. 청라언덕이 배경인 가곡 ‘동무생각’은 대구 출신 작곡가 박태준(1900∼1986)이 노산 이은상의 가사를 받아 1925년 발표한 이후 지금까지 널리 사랑받고 있다.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의 민족시인 이상화(1901∼1943)가 살았던 계산동 고택도 학생들의 호기심을 자아냈다. 학생들은 “교과서에 나오는 내용을 대구에서 직접 체험하게 돼 유익했다”고 말했다. 올해 대구지역 초중학생 5000여 명도 청라언덕을 찾았다.

대구시가 청라언덕∼선교사 주택∼3·1운동길(90계단)∼교육역사박물관∼이상화 고택∼약령시 코스를 수학여행 관광 프로그램으로 자신 있게 보여주는 것도 ‘교육적 효과’가 충분하다는 판단에서다. 신서중 3학년 650여 명이 13, 14일 두 차례로 나눠 대구를 찾는 이유도 ‘여행이 곧 공부’가 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대구시는 학생들을 위해 버스 8대를 지원하고 문화유산해설사가 함께 타 대구를 알릴 수 있도록 했다. 동대구역에서 학생들을 마중한 이재홍 관광문화재과 주무관은 “문화해설사 8명과 미리 만나 학생 손님을 맞을 준비를 했다”며 “하루 일정이지만 대구에서 좋은 추억을 만들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안내했다”고 말했다.

이달 말에는 수도권 청소년단체 회원 3500여 명이 근대 역사 골목투어를 할 예정이다. 지난주 일본 나가사키고 학생 250명이 수학여행을 온 것을 비롯해 올 들어 싱가포르와 중국 학생 2500여 명이 이곳을 체험했다. 대구시는 올해 경험을 토대로 내년 봄부터 국내뿐만 아니라 중국과 일본, 싱가포르 등 아시아권 초중고교생을 수학여행단으로 유치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최삼룡 문화체육관광국장은 “청소년은 미래 고객이어서 대구의 첫인상이 매우 중요하다”며 “교육적인 의미를 담는 독특한 프로그램으로 대구가 새로운 수학여행지가 되도록 세심하게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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