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판 없는 골프 경기…캐디 54% “경기 중 선수 부정행위 봤다”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2월 4일 19시 26분


코멘트
골프는 에티켓과 명예의 게임이다. 심판이 따로 없다. 스스로 룰을 지키며 18홀을 돈다. 하지만 눈앞의 이해에 따라 양심을 속이는 불량 골퍼도 있다. 공을 잃어버리고도 주머니 속에 들어 있는 공을 슬쩍 떨어뜨리는 알까기를 하거나 디봇에 들어간 공을 슬슬 발로 차는 발차기까지 그 사례도 다양하다.

이런 유혹은 프로 골퍼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었나보다. 미국 골프매거진 내년 1월호 기사를 4일 공개한 골프닷컴에 따르면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활동하는 캐디 5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54%가 '선수가 경기 중 부정 행위를 하는 것을 봤다'고 대답했다.

한 캐디는"공이 러프에 빠졌는데 3번 우드를 꺼내 공 뒤의 풀을 다져서 치기 좋게 한 뒤 9번 아이언으로 샷을 했다"고 증언했다. 라이 개선으로 2벌타를 받아야 했다. 그린에서 공을 마크할 때마다 홀컵으로 거리를 좁히는 이른바 동전치기도 나왔다. 다른 캐디는 특정 선수의 이름까지 거명하며 "그 선수는 공을 마크하면 2인치(약 5.1cm) 정도 거리가 줄어든다. 숏 퍼트에서 심리적인 영향을 끼칠 거리"라고 꼬집었다. 드롭 상황에서 규칙 적용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왔다.

연간 수입이 10만 달러(약 1억3000만 원)를 넘긴 적이 있느냐는 조사에는 78%가 '예'라고 답했다. 보통 캐디는 우승 상금의 10%를 보너스로 받는다. 올 시즌 PGA투어 제프 매거트는 상금 10만108달러로 216위였다. 타이거 우즈의 전성기 때 캐디 스티브 윌리엄스는 100만 달러를 넘게 번 것으로 알려졌다.

1991년부터 21년째 호흡을 맞추고 있는 필 미켈슨과 캐디 짐 매캐이는 이상적인 선수와 캐디 관계를 묻는 질문에서 46%의 지지로 1위를 차지했다. 우즈의 전 캐디 윌리엄스가 과대평가 받고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물음에 50%가 '그렇다', 46%는 '아니다'라고 답했다.

김종석 기자kjs0123@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