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반대 시위 현장에서 폭행당한 박건찬 서울 종로경찰서장은 27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서울의 중심부가 시위대에 불법 점거당한 것을 관할서장으로서 넋 놓고 보고 있을 순 없어 현장에 있던 국회의원들을 설득하기 위해 들어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또다시 그렇게 할 상황이 온다면 경찰서장으로서 언제든지 (시위 현장으로) 들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서장은 이날 병원에 다녀온 뒤 서장실에 출근해 있었다. 그는 “어제는 잘 몰랐는데 긴장이 풀려서인지 오늘은 온몸이 아프다”고 했다. 박 서장은 시위대를 자극하기 위한 행동이었다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 “터무니없는 주장”이라며 “정당한 공무집행에 대해 그처럼 이야기하는 것은 23년간 쌓아온 내 경찰 경력을 폄훼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그는 “처음 시위대에 종로서장이라고 신분을 밝혔을 땐 다들 순순히 길을 열어줬기 때문에 폭력 사태가 발생할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박 서장은 “연일 계속되는 FTA 반대 집회로 지난 며칠간 경찰서를 떠나지 못했다”면서도 “집에도 가고 싶고 병원에 입원도 하고 싶지만 종로서장으로서 사명감,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는다. 내가 있어야 할 곳은 현장”이라고 말했다. 경찰대 4기인 박 서장은 1988년 임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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