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외고-특수학교 특별한 만남 “주는 것보다 받는 게 더 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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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1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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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추홀외고-미추홀학교 교류 6개월째… 내달 음악동아리 협연 앞두고 맹연습

미추홀외고와 미추홀학교 학생들이 6월 18일 인천대공원에서 만나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두 학교는 지속적 만남을 통해 부족한 점을 개선하는 등 바람직한 통합 교육의 길을 개척하고 있다. 미추홀외고 제공
미추홀외고와 미추홀학교 학생들이 6월 18일 인천대공원에서 만나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두 학교는 지속적 만남을 통해 부족한 점을 개선하는 등 바람직한 통합 교육의 길을 개척하고 있다. 미추홀외고 제공
미추홀외국어고(교장 오혜성) 오케스트라 동아리 소속 학생들은 요즘 설레는 마음으로 12월 23일 열리는 아주 특별한 동아리 발표회(비류제)를 준비하고 있다. 이 학교 오케스트라 동아리는 특수학교인 미추홀학교(교장 김윤성) 학생들과 협연(協演)을 통해 그동안 갈고닦은 실력을 보여준다.

미추홀학교 ‘미추홀 꽃다리’ 차임벨 연주단이 ‘시인과 나’ ‘실버 벨’을 연주한 후 미추홀외고 오케스트라와 함께 크리스마스 캐럴을 연주할 계획이다.

이들 학교 학생들은 “여러 차례 만남을 통해 우정과 신뢰를 쌓아가고 있다”며 “감동을 주는 연주를 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인천의 특수목적고인 미추홀외고와 특수학교인 미추홀학교가 ‘아름다운 동행’을 통해 바람직한 통합교육의 방향을 제시해 훈훈한 화제가 되고 있다.

이들 학교는 2월 16일 외국어영재 양성 학교와 특수학교 간 상호협력을 통해 더불어 함께하는 교육공동체를 만들기 위한 협약식을 가졌다.

일반학생과 장애학생이 정기적으로 통합교육 활동과 봉사활동을 실시하고 지속적인 교류를 통해 장애학생들은 사회적응력을 키우고 일반학생들은 미래 사회 리더로서의 인성과 자질을 함양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자는 취지.

두 학교 학생들은 6월 18일 인천대공원에서 처음 만났다. 당시 미추홀학교 학생들은 야외에서 이뤄진 첫 번째 수업을 통해 큰 감동을 받았다. 미추홀외고의 리서치반, 지역사회연구반, 미디어분석반, 체험수학반 등 20여 명의 학생이 몸이 불편한 미추홀학교의 언니와 형을 자전거에 태우고 자전거 전용 도로를 달리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이런 활동을 통해 미추홀학교 학생들도 비장애인 학생들과 우정을 쌓는 계기가 됐다.

김대현 군(17·미추홀외고 2학년)은 “중학교 때 같은 반 친구였던 장애우를 통합교육에서 다시 만나 자전거를 함께 타면서 뜻 깊은 하루를 보냈다. 고등학교 진학 후 어떻게 지내는지 궁금했는데 통합교육을 통해 만나게 돼 정말 기뻤다”고 말했다.

미추홀외고 학생들은 “처음 자전거를 타 본다며 더 태워 달라고 하는 미추홀학교 학생들을 보면서 다리는 아팠지만 벅찬 감동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어 미추홀외고 학생 20여 명은 추석을 앞둔 9월 17일 미추홀학교를 방문해 민속놀이를 함께하는 시간을 가졌다. 윷놀이와 투호놀이 등 전통놀이를 통해 서로의 우정과 믿음을 확인한 것.

박원규 군(16·미추홀외고 1학년)은 “몸이 불편한 장애우들과 윷놀이 투호놀이를 하면서 가까워질 수 있었다”며 “예상과 다르게 많은 일들에 대해 상세히 기억하고 이야기하는 모습을 보며 그동안 편견을 갖고 있었던 나 자신을 반성했다”고 말했다.

한편 미추홀외고는 내년부터 학생들의 재능인 외국어 능력을 활용한 통합교육에 초점을 맞춰 학생 스스로 창의적 체험 학습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도울 계획이다.

또 매주 목요일 6, 7교시 창의적 체험 학습활동 시간에 동아리 회원들이 미추홀학교를 방문해 자신들의 주특기인 외국어 교육을 펼쳐 재능을 기부하기로 했다.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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