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엔 선도… 밤엔 성추행… 두 얼굴의 유명 茶道人 징역 5년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1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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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과 숙박금지” 명령도

아동·청소년 선도가로 활동하던 유명 다도(茶道)인이 아동 성추행 혐의로 법원으로부터 실형과 함께 ‘어떤 아동·청소년과도 함께 숙박하면 안 된다’는 명령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6부(부장판사 정영훈)는 수년 동안 상습적으로 아동을 성추행해 온 혐의(아동청소년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강간 등)로 기소된 김모 씨(62)에게 징역 5년과 신상정보 공개 5년, 위치추적 전자장치 5년간 부착, 성폭력 치료강의 200시간을 선고했다고 20일 밝혔다. 재판부는 또 “위치추적장치 부착기간에 친족관계를 제외하고는 어떤 아동 청소년과도 숙박해서는 안 된다”고 못 박았다. 김 씨는 ‘차(茶)’ 애호가이자 불우한 아동청소년을 선도하는 교회 장로로 방송에도 출연해 왔다.

판결에 따르면 김 씨는 올 3월 경북 안동시에 살던 A 군(14) 부모에게 “안동보다는 서울이 교육 환경이 좋다. 남자답게 키워야 한다. 나와 함께 살면 성공할 것이다”고 설득해 A 군을 자신의 집으로 데려왔다. 그 뒤부터 수차례 함께 잠을 자며 A 군의 성기를 만지고 사정하게 하는 등 강제 추행했다. 또 A 군이 김 씨의 성기를 입으로 애무하고 손으로 만져 사정하게 했다. A 군이 반항하면 “왜 이렇게 말을 안 듣니. 빨리 안 해주면 화낸다”며 겁을 줬다.

삼형제를 모두 추행한 사실도 드러났다. 2004년 8월 김 씨는 친분이 있던 B 군(당시 10세) 부모에게 “중국 홍콩 여행을 데려가 견문을 넓혀 주겠다”며 데려와 집에서 B 군을 성추행했다. 김 씨는 중국 여행 당시 머물던 호텔 객실에서도 B 군을 성추행했다. 지난해 6월에는 B 군의 동생 C 군(당시 14세)도 일본 여행을 시켜주겠다며 불러 강제로 추행했다. 올 5월 김 씨는 전남 여수시 학동의 한 모텔에서 막내동생 D 군(13세)도 성추행했다. 정영훈 부장판사는 “김 씨는 사회적 평판을 이용해 아동 청소년 피해자들을 보호하고 교육한다는 명목으로 자신의 지배하에 두고 범행을 저질렀다”며 “매우 오랜 기간 피해자를 추행해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줘 실형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장관석 기자 j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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