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고픈 일은 모두 학교 밖에 있었다” 명문대생 또 자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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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1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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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서울大이어 연세대생도

연세대 재학생 장혜영 씨가 자퇴하며 만들어 연세대 중앙도서관에 내건 ‘공개 이별 선언문’. 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연세대 재학생 장혜영 씨가 자퇴하며 만들어 연세대 중앙도서관에 내건 ‘공개 이별 선언문’. 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고려대, 서울대에 이어 연세대에서도 자퇴를 선언한 학생이 나왔다.

15일 서울 연세대 중앙도서관에는 신문방송학과 4학년 장혜영 씨(24)가 쓴 ‘공개 이별 선언문’이 내걸렸다. 장 씨는 ‘이별 편지’ 형식으로 쓴 선언문에서 “고마워 학교야. 근데 우리 이제 더는 아냐”라며 “학우 여러분 학교를 사랑하지 않는다면 왜 굳이 여기 있는가”라고 썼다. 장 씨는 16일 오후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매 순간 즐겁게 살고 싶은 나에게 하고 싶은 일은 모두 학교 밖에 있었다”며 “대학에 너무 큰 의미를 둔 것 같았다”고 말했다.

장 씨는 경기 하남시 한국애니메이션고를 졸업하고 2006년 실업계 특별전형으로 연세대에 입학했다. 성적이 우수해 장학금을 받을 정도로 우등생이다. 장 씨는 “고졸 학력으로도 잘 살 수 있다”며 “요즘 같은 때에 대학을 반드시 졸업할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장 씨는 하늘색 한지 위에 아크릴 물감으로 글을 쓰고 프랑스에서 가져온 낙엽까지 선언문에 붙였다.

장 씨는 “딱딱한 학벌 폐지론자가 아니라 단지 자유를 더 소중하게 생각해 자퇴를 결심했다”며 “시 한 줄 읽을 여유가 없는 학우를 위해 문학 작품처럼 썼다”고도 했다. 장 씨가 14일 낸 자퇴서는 일주일 안으로 처리될 예정이다.

‘명문대 자퇴 선언’은 지난해 고려대를 시작으로 세 번째다. 지난해 3월 고려대 김예슬 씨(25·여)는 “‘자격증 브로커’가 된 대학을 거부한다”며 자퇴했고 지난달 서울대 사회학과 유윤종 씨(23)는 “고교시절부터 학력·학벌 차별 금지를 주장해 와 애초부터 서울대에 오기 싫었다”며 학교를 그만뒀다.

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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