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공부]세계적 석학·스타급 교수… 대변신 가천대, 교수 120명 초빙

  • 동아일보

이길여 총장, 미국 돌며 우수교수 초빙 설명회 진행

가천대는 경원대와 가천의과학대를 통합해 새롭게 출범한다. 2020년까지 ‘10대 사학’으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세운 가천대는 매년 200억 원씩 5년간 총 1000억원을 투자해 대학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내년까지는 연구경쟁력 강화를 위해 국내외 120명의 우수 교수를 초빙한다. 사진은 가천대 경원캠퍼스.
가천대는 경원대와 가천의과학대를 통합해 새롭게 출범한다. 2020년까지 ‘10대 사학’으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세운 가천대는 매년 200억 원씩 5년간 총 1000억원을 투자해 대학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내년까지는 연구경쟁력 강화를 위해 국내외 120명의 우수 교수를 초빙한다. 사진은 가천대 경원캠퍼스.
《최근 대학 간 우수 교수 영입경쟁이 치열하다. 적잖은 대학이 연평균 10명 안팎이던 교수 채용 규모를 대폭 늘리고 있다. 일부 대학에서는 해외석학뿐 아니라 타 대학의 유명교수를 전임교수나 석좌교수로 스카우트하기도 한다. 이런 움직임은 우수 교수 초빙을 통한 연구경쟁력 강화가 교육경쟁력으로 이어지고 결국 장기적인 대학 평가의 기준이 된다는 판단에서다. 2012학년도부터 경원대와 가천의과학대를 통합해 새롭게 출범하는 가천대가 최근 무려 120명의 교수를 채용하겠다고 나선 이유도 같은 맥락이다.》
○교수 120명 신규채용…수업 부담 줄이고 연구환경 적극지원


가천미래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달곤 행정학과 교수.
가천미래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달곤 행정학과 교수.
가천대는 통합 가천대 출범과 함께 매년 200억 원씩 5년간 총 1000억 원을 투자해 2020년까지 ‘10대 사학’으로 도약한다는 계획. 학교 경쟁력 강화 프로젝트의 일환인 연구역량 강화를 위해 내년까지 국내외 교수 120명을 초빙한다.

이번 교수임용은 바이오나노, 의공학, 화학생명공학 등 ‘미래 성장동력 산업’ 유망 분야가 중심. 이공계 80∼90명, 인문사회계 30여 명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임용교수 중 연구능력이 우수한 교수는 ‘연구중심 교수’로 지정된다. 연구중심 교수는 연구정착금을 지원받고 연구에 집중하기 위해 강의시간이 획기적으로 줄어드는 혜택을 받게 된다. 우수연구자는 초과연구업적에 대한 인센티브를 받는다.

우수 인재 초빙을 위해선 이길여 가천대 총장이 직접 나섰다. 12월 3∼12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와 워싱턴 등지에서 우수인재 특별채용을 위한 현지 설명회를 연다. 이 총장은 인터넷으로 원서를 접수한 미국 거주 대학교수와 국가·민간기관 연구원, 저명 연구자를 현지 면접해 스카우트할 예정이다.

이 총장은 미국을 수차례 방문해 세계적 석학인 조장희 박사를 가천뇌과학연구소장으로 초빙했으며, 올해는 국내 장수 의학의 최고 권위자 중 한 명인 박상철 서울대 의대 교수를 이길여 암·당뇨연구원장으로 영입했다.

이 총장은 “좋은 교수를 모셔 와야 좋은 학생이 모여든다. 세계적으로 저명한 능력 있고 실력 있는 많은 교수를 모셔와 대학발전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킬 것”이라고 말했다.

○석학 수준 교수진 스카우트…학부생이 박사급 논문 쓰는 성과로

바이오센서 분야에서 주목받는 민준홍 가천대 바이오나노학과 교수.
바이오센서 분야에서 주목받는 민준홍 가천대 바이오나노학과 교수.
가천대가 파격적인 교수채용을 시작한 배경에는 최근 실시한 우수 교수채용이 가시적인 성과로 이어졌다는 평가가 자리하고 있다.

민준홍 바이오나노학과 교수(41)는 가천대가 최근 교육경쟁력 강화를 위해 영입한 대표적 인물. 민 교수는 국내 바이오센서 분야에서 실력을 인정받는 젊은 과학자 중 한 명이다. 국내에서 바이오센서 분야 연구가 본격화하기 전인 1998년 서강대에서 바이오전자소자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은 그는 미국 코넬대 등에서 연구를 진행하다 미국 벤처기업과 대기업 연구실 근무를 거쳐 가천대에 몸담게 됐다.

가천대 바이오나노학과는 ‘여러 연구분야 중 2개 분야는 반드시 세계 최고 수준으로 키워내겠다’는 의지를 담은 가천대의 이른바 ‘G2 프로젝트’의 대표 사례로 꼽히고 있다. 이 학과는 나노기술을 생명과학분야에 적용해 의료, 전자, 환경, 식품, 에너지 분야의 기술혁신을 추구한다. 교수 1인당 연간 논문편수 4.36편, 연간 연구비 1억1300만 원으로 전국 최상위 수준 경쟁력을 갖고 있다.

민 교수는 “주당 3시간만 강의하며 최신시설에서 연구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보장되는 곳은 대학과 기업을 통틀어도 흔치 않다”면서 “교수들의 연구경쟁력은 결국 교육에서의 효과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실제로 바이오나노학과의 전임교수는 15명으로, 올해 신입생 기준 교수 1인당 학생 수가 3.3명에 불과하다. 전용 연구동에 80억 원에 달하는 연구 장비를 학부생도 자유롭게 활용하며 연구할 수 있는 환경이 보장된다. 그 결과 최근 4학년 김민영 씨(22)의 연구논문이 세계적 수준의 과학논문인용색인(SCI) 국제학술지에 실리는 성과를 내기도 했다.

민 교수는 “입학하면 지도교수와 상담을 하고 본인이 희망하면 1학년 때부터 교수 지도를 받으며 연구를 진행해 1, 2학년 때부터 원하는 분야를 연구하고 논문을 쓰기도 한다”면서 “학부 졸업 시에는 대학원생의 연구경쟁력을 갖추게 된다”고 말했다.

○스타급 교수 초빙…현장과 이론 접목한 교육

가천대 인문사회계열의 대표적 교수는 이달곤 행정학과 교수(58)다. 서울대에서 학사, 석사학위를 받은 뒤 미국 하버드대에서 정책학 박사학위를 취득한 그는 행정안전부 장관을 지내 학문적 소양과 실무경험을 겸비한 인물로 평가받는다. 올해 3월 가천대 석좌교수로 온 이 교수는 최근 전임교수로 임용돼 학부와 대학원에서 ‘행정학개론’ ‘도시정책론’ 등 강의를 하고 있다.

이 교수는 “현장에서 일어나는 의사결정이 많은 시간과 풍부한 정보를 가지고 진행될 것 같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행안부 장관 시절 맞닥뜨렸던 쌍용자동차의 노사문제만 보더라도 현실은 이론과 다를 때가 있다”면서 “이론과 현실이 균형을 이루는 강의를 하다 보면 학생들의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가천대의 발전 계획 및 전략을 수립하는 가천미래위원회 위원장직도 맡고 있는 이 교수는 “대학 간 신입생의 실력 차는 크지 않다고 본다. 4년간 대학에서 어떤 교육을 받느냐에 따라 어떤 인재로 성장하는지 결정되는 것”이라면서 “학생들이 1학년 때부터 해당분야 최고 교수진에게 수업을 받을 수 있도록 우수 교원을 더욱 적극적으로 초빙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태윤 기자 wolf@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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