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보성군 득량면 오봉리 강골마을 주민들이 24일 퇴임한 이용훈 대법원장의 고향집을 복원하기로 했다. 광주(廣州) 이씨 집성촌인 강골마을은 1942년 이 전 대법원장이 태어난 곳이다.
전통 기와집과 옛 정원이 잘 보전된 강골마을은 한때 100여 가구가 살았으나 현재 20여 가구 50여 명만 살고 있다. 이 전 대법원장의 고향집은 50m²(15평), 4칸짜리 한옥이었으나 20여 년 전 이 전 대법원장의 부모가 세상을 떠난 뒤 빈집으로 남았다. 이후 세월이 흐르면서 곳곳이 무너지기 시작해 15년 전쯤 철거됐다. 땅은 이 전 대법원장 소유인 것으로 알려졌다.
주민들은 2005년 대법원장에 취임한 이 대법원장을 만나 “문중에서 돈을 모아 고향집을 복원하겠다”고 했으나 이 대법원장이 허락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주민들은 “이 전 대법원장이 이 마을 출신이라는 것을 알려줄 유일한 흔적이 모교인 득량초교에 심은 기념식수밖에 없다”며 “이 때문에 인근 지역민조차 이 전 대법원장이 강골마을 출신이라는 사실을 모르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이 대법원장이 퇴임한 만큼 더 이상 고향집 복원을 미룰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 전 대법원장의 친척인 이정민 전남도의원(48)은 “대법원장직에서 물러난 형님이 선산이 있는 고향을 자주 찾을 것 같아 머무를 곳을 마련한다는 차원에서 내년까지 검소하게 복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