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노현 검찰 출두]朴“선거비 보전요구에 깜짝 놀란 郭, 날 붙잡으려해”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9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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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朴 녹취록서 드러난 사실

서울시교육감 선거 당시 곽노현 교육감과 후보 단일화에 합의한 박명기 서울교대 교수 측이 지난해 8월부터 곽 교육감 측을 찾아가 격한 감정을 드러내며 ‘선거비 보전’ 약속을 지키라고 요구한 것으로 드러났다.

5일 양측 캠프 인사들의 대화 내용을 담은 녹취록에 따르면 박 교수는 지난해 9월 측근들을 만나 “내 말에 깜짝 놀란 곽 교육감이 나를 붙잡으려 했지만 뿌리치고 교육감 집무실을 그대로 빠져나왔다. 이런 식으로 회피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 나도 타격이 있겠지만 곽(교육감)은 내가 매장시킬 수 있다. 저런 인간이 교육감을 한다는 게 말이 돼”라며 격한 발언을 쏟아냈다.

지난해 8월 초 서울 시내 모처에서 박 교수의 측근 박모 씨가 곽 교육감 측 협상대리인 김성오 씨를 만난 자리에서 김 씨가 “‘올해는 곤란하다. 올해는 방법이 없다’는 거야. 내년 정도에 천천히 하자”고 박 씨를 설득했다. 그러자 박 씨는 “빨리 차량(계약금)이나 이런 것 정리할 게 있으니 1.5개(1억5000만 원)는 양○○(박 교수 측 선거대책본부장) 형이 아파트 담보로 해서 주고 그 다음에 2억5000까지 해주고”라고 답했다. 김 씨는 이어 9월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의 한 호텔 커피숍에서 박 씨를 다시 만나 “12월 말 출판기념회 그게 가장 자연스러운 거니까 그걸로 생각하고 있었지”라고 말했다. 이에 박 씨는 “출판기념회 하면 한 몇 개 정도가 정리될 것 같냐”고 되묻기도 하는 등 출판기념회 수익금 분배도 검토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박 교수 측은 지난해 9월 한 일식당에서 후보 단일화 과정의 중재인이었던 김상근 목사를 만나 곽 교육감 측이 합의를 이행하지 않는 데 강한 불만을 드러낸 것으로 나타났다. 김 목사를 만난 박 교수는 “(곽 교육감 측이) 경제적 어려움이 다시 없도록 하겠다고 약속했고, 7억 중에 우선 급한 게 2억 정도라고 이야기했잖아”라고 서운한 감정을 드러냈다. 박 교수 캠프의 선대본부장인 양 씨도 김 목사에게 “(곽 교육감 측 선대본부장인) 최갑수 교수는 ‘…뭐 그깟 걸로 나에게 연락하냐’면서 자기가 곽 교육감에게 통보해 주겠다(고 했다). 그리고 제가 알기로는 (곽 교육감에게) 연락이 간 걸로 알고 있어요. 곽노현은 모른 척하고 그 밑 애들은 자꾸 시간 끄는 작전을 펴고 있어요”라고 말했다.

박 교수는 이 자리에서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있었던 일도 언급했다. 그는 “○○이(선대본부장)에게서 전화가 와 ‘얘기가 잘됐다. 대신 처리는 제3자가 우회적으로 하기로 했다. 다만 기간은 1년 이내에 해 달라’고 하길래 내가 ‘무조건 8월 말까지는 돼야 하고 급한 건 1주일 이내에 줘야 한다’고 말해줬다”고 말했다. 이어 박 교수는 “○○이가 ‘인사동 모임’에 다녀와서 하는 말이 ‘안 되면 5억, 되면 7억, 일단 1주일 이내에 1억5000만 원을 해주기로 했다’고 보고하더라”며 단일화 과정의 합의 내용을 상세히 언급했다.

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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