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성폭행 10대아들 죗값 치르게 해주세요”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9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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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취해 길가던 20대에 범행… 아버지가 지구대 데려와

지난달 17일 오전 서울 강남구 개포지구대에 한 50대 중년 남성이 10대 소년을 데리고 들어왔다. 동네 아저씨가 비행청소년이나 버릇없는 청소년을 신고하기 위해 온 것으로 생각한 경찰은 이 남성의 말을 듣고 놀랄 수밖에 없었다. 성폭행을 저지른 자신의 아들 차모 군(17)을 자수시키기 위해 온 아버지였기 때문.

경찰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개포동 학교 근처 고시원에 살던 차 군은 이날 오전 1시경 고시원 인근 주차장에서 술에 취해 가던 회사원 이모 씨(23·여)를 성폭행했다. 경기 안양에 살던 아버지 차 씨는 전날 집에 오기로 했던 아들이 오지 않자 이날 아침 아들에게 전화를 걸었으며 차 군은 아버지에게 “나도 모르게 범죄를 저질렀다”고 털어놨다.

놀란 차 씨는 곧바로 고시원으로 달려가 아들을 설득했다. 만에 하나 증거가 안 남아 경찰이 못 찾더라도 그렇게 살면 안 된다는 것. 경찰에 따르면 차 씨는 아들에게 ‘사람이 죄를 저질렀으면 죗값을 치러야 한다’는 취지로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버지의 말에 동의한 차 군은 아버지와 함께 와 자수했다.

경찰은 이날 차 군을 성폭행(강간)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으나 피해자 측이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합의서를 제출해 경찰은 ‘공소권 없음’으로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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