大法, 미제사건 판결 서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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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9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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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대법원장 부담 덜어주자”‘PD수첩 광우병 보도’ 등 내일 마지막 전원합의체 결론李대법원장 떠나는 월말까진 1년이상 계류件 최대한 털듯

불야성 대법 대법원이 2009년 말 이전에 접수된 장기 미제사건을 늦어도 9, 10월에 처리하기로 하고 사건 처리를 서두르고 있다. 31일 오후 8시가 넘었는데도 서울 서초구 서초동 대법원 청사에 불이 꺼지지 않은 사무실이 많다.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불야성 대법 대법원이 2009년 말 이전에 접수된 장기 미제사건을 늦어도 9, 10월에 처리하기로 하고 사건 처리를 서두르고 있다. 31일 오후 8시가 넘었는데도 서울 서초구 서초동 대법원 청사에 불이 꺼지지 않은 사무실이 많다.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대법원은 이용훈 대법원장이 임기 만료로 퇴임하는 다음 달 말 이전에 대법원에 계류 중인 장기 미제사건을 가능한 한 빨리 처리하기로 했다. 양승태 신임 대법원장 체제의 출범을 앞두고 이 대법원장 임기 안에 미제사건 가운데 합의가 가능한 것은 매듭을 짓겠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2009년 10월 접수된 기혼자의 성별 정정(성전환) 신청 사건이 2일 이 대법원장이 참여하는 마지막 전원합의체에서 선고가 내려질 예정이며, 다른 일부 중요 미제사건들도 각 재판부에서 합의가 진행되고 있다. 자녀가 있는 기혼자의 성별 정정은 현재까지 대법원 예규상 금지돼 있어 2일 선고에서 새로운 해석이 나올 때에는 사회적 파장이 예상된다.

최근 대법원은 2009년 말 이전에 상고심으로 접수된 장기 미제사건을 늦어도 9, 10월 중에 처리하기로 방침을 정하고 재판연구관들을 독려해 사건 처리를 서두르고 있다. 상당수의 재판연구관들은 이러한 방침에 따라 최근 휴일을 반납한 채 야간근무를 계속하고 있다. 대법원의 한 관계자는 “장기 미제사건의 조기 처리는 대법원의 영원한 숙제”라며 “이 대법원장이 내세운 ‘국민을 섬기는 법원’이라는 약속이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해 장기 미제사건을 가능한 한 빨리 처리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조기 처리 방침은 신임 대법원장에게서 장기 미제사건으로 인한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뜻도 담겨있다”고 설명했다. 정치권에서는 소송사건의 폭주로 장기 미제사건이 누적되면서 최종심으로서 대법원의 기능이 약해지고 있다며 대법관 수 증원 등 대법원의 개혁을 꾸준히 요구해왔다.

재판 당사자들은 대법원의 ‘미제사건 털기’를 반기는 분위기다. 항소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인 한 기업인 측은 “1년 넘게 계류 중인 탈세 관련 사건이 이번 기회에 빨리 마무리돼야 회사 경영 문제의 해결이나 연말 사면 등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2011년 사법연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1년 이상 처리가 되지 않은 대법원 장기 미제사건은 민사본안사건의 경우 393건, 형사공판사건의 경우 피고인 기준으로 790명에 이른다. 여기에는 사회적 이슈가 될 만한 굵직한 사건들도 상당수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일 대법원 전원합의체 선고 때에는 2009년 6월 검찰의 기소 이후 2년 넘게 법정공방이 이어져온 미국산 쇠고기의 광우병 위험성을 보도한 MBC PD수첩의 정정보도 청구 소송 등에 대한 선고가 예정돼 있다.

이종식 기자 bel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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