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투표]긴장속 순조로운 진행…강남-북 지역별 편차 커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8월 24일 10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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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장년·노년층 적극 투표
대치동 오전 한때 100m 투표 행렬…신촌 대학가는 한산

서울시 무상급식 지원범위에 관한 주민투표가 24일 오전 6시 시작됐다. 투표율이 최대 관심사로 부상한 주민투표는 이날 시종 긴장감이 도는 가운데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오전 일찍부터 노년층과 중장년층 투표자가 많았고 이슈의 특성상 강남·서초 등 지역과 여타 지역 간에 투표율 면에서 일부 편차가 나타나고 있다.

이날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 시내 2206개 투표소에서는 오전 6시에 투표가 시작돼 오전 9시 현재 모든 투표소가 정상 운영되고 있다.

관악구 난곡동 3선거구 투표소에 안내판이 제대로 설치되지 않았다는 신고가 1건 접수되기는 했지만 이 곳 역시 투표는 정상적으로 진행 중이다.

이날 9시 현재 투표 상황을 보면 강남·서초 등 여당 우세 지역에서는 상대적으로 투표자가 많고 강북 일부 지역은 다소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종로구 창신1동 동사무소 관계자는 "투표 참여자들은 대개 아침 일찍 투표하러 온다"면서 "총선과 대선 등을 치를 때는 줄이 길게 늘어서 직원들이 통제하느라 애를 먹는데 오늘은 매우 적은 편"이라고 말했다.

대학가 주변인 서대문구 신촌동 제4투표소에선 투표 시작 2시간이 지난 오전 8시까지도 투표하는 대학생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반면 강남구 대치동 아파트 단지에 둘러싸인 단국대사범대부속고등학교 투표소에는 6시40분께 투표 행렬이 100m 가량 늘어섰다.

서초구 서래마을 한가운데인 방배중학교에 설치된 반포4동 제1투표소에는 아침 일찍부터 가족 단위로 투표에 참가하는 사람들로 붐볐다.

이곳에 투표를 하러 온 양모(59)씨는 "출근하기 전에 투표하러 왔다"면서 "투표율이 낮아질 거라는 얘기가 좀 있던데 찬성이든 반대든 서울시민으로서 꼭 참여해야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폐지를 주워 생활한다는 진모(58)씨는 창신동 주민센터 앞에서 "나라 형편도 어려운데 없는 사람에게 나랏돈을 써야지 굳이 부자에게 세금을 쓸 필요가 있나"면서 "일단 투표는 무조건 해야 한다고 생각해 아침 일찍 나왔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대다수 서울 지역 투표소에서는 대체로 이슈 특성 등이 반영된 탓인지 노년층과 중장년층이 투표소에서 많이 목격됐고 젊은층은 크게 눈에 띄지 않았다.

특히 오전 6시 대에는 노년층이 많았고 7시로 넘어서면서 출근길에 투표하려는 직장인들이 상당수 등장했다.

주민투표를 등지고 그냥 회사로 향한 직장인들도 많이 목격됐다.

40대 공무원 박모씨는 "두 자녀를 두고 있지만 단계적 무상급식과 전면무상 급식 중 어느 하나를 반드시 지지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않아 투표에 임하지 않았다"면서 "일찍 퇴근한다고 해도 굳이 투표를 하러 가지는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양천구 목원초등학교 목5동 제9투표소에서 투표한 백모(50)씨는 "민주주의 국가에서 나쁜투표란 없고 결과에 따라 시장직을 걸겠다는 것도 난센스"라고 운을 뗀 뒤"투표용지에 나온 정책 문안이 구체적이지 못해 아쉽다. 정책투표가 아니라 정치투표로 변질된 느낌"이라고 말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날 오전 6시45분 혜화동 2투표소인 주민자치센터에서 한 표를 행사하고 국립 현충원으로 향하면서 "투표율 33.3%에서 단 1%라도 부족하면 개함을 못하게 된다"며 "정당 지지 없이 중간지대에 계신 분들이 오늘 투표함 개함 여부를 결정해 주실 것"이라고 말했다.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은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이번 투표는 아이들 차별 급식하자는 나쁜 투표로 교육감으로서는 찬성할 수 없다"며 "가장 강력한 반대 의사 표시로 착한 거부를 했다"고 말했다.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는 오전 9시 현재 투표율이 6.6%라고 잠정 집계했다.

지역별로 강남구가 1만944명이 투표해 투표율이 9.6%로 가장 높은 반면 금천구는 3007명이 투표해 5%로 가장 낮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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