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 방파제 부순 태풍, 내륙은 비켜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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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8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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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식장-과수원 큰 피해… 이틀간 6명 사망 2명 실종
전남-제주 주택 89채 침수… 중부, 강풍 불구 비 적어

가거도항 방파제 200m 무너져 공사 중 태풍 피해를 3차례나 당한 끝에 착공 30년 만인 2008년 완공된 전남 신안군 흑산면 가거도항 방파제가 8일 9호 태풍 ‘무이파’로 또다시 파손됐다. 초속 40m 이상의 바람과 최고 10m 이상의 파도를 동반한 이번 태풍으로 방파제 480m 가운데 200m가 반파되거나 유실돼 200억 원의 재산 피해가 난 것으로 추정됐다. 신안군 제공
가거도항 방파제 200m 무너져 공사 중 태풍 피해를 3차례나 당한 끝에 착공 30년 만인 2008년 완공된 전남 신안군 흑산면 가거도항 방파제가 8일 9호 태풍 ‘무이파’로 또다시 파손됐다. 초속 40m 이상의 바람과 최고 10m 이상의 파도를 동반한 이번 태풍으로 방파제 480m 가운데 200m가 반파되거나 유실돼 200억 원의 재산 피해가 난 것으로 추정됐다. 신안군 제공
제9호 태풍 ‘무이파’가 7, 8일 서해상을 따라 북상하며 한반도 남서쪽에 영향을 줬지만 당초 우려와 달리 중부지방에는 큰 피해를 주지 않았다.

기상청은 “무이파가 8일 오후 4시 백령도 북서쪽 120km 지점을 통과한 뒤 오후 6시 무렵 신의주 남동쪽 50km 지점으로 상륙하면서 한반도 중남부에는 더 이상 영향을 미치지 않게 됐다”고 밝혔다. 기상청은 이날 오후 서해안 지방을 제외한 서울과 경기, 충남의 태풍경보를 해제했다.

○ ‘수도권 큰 피해’ 예상 빗나가

7일 강한 비바람으로 서남해상과 광주 전남에 큰 피해를 입힌 무이파는 8일 북상하며 중부지방에도 피해를 줄 것으로 우려됐다. 그러나 무이파는 이날 오후 10시 현재 서울 39.5mm, 수원 30mm 등 중부지방에 20, 30mm의 비만 뿌렸다. 중부지방에는 초속 10, 20m의 바람이 불었지만 피해는 크지 않았다.

중부지방에 피해가 적었던 것은 무이파가 서해안과 300km가량의 거리를 유지하며 북상했기 때문이라고 기상청은 설명했다. 중형급 태풍인 무이파의 반경은 300∼500km. 중심부가 서해 300km 지점을 지나갔기 때문에 육지에 도달하는 태풍의 힘이 약했다는 것이다. 기상청은 “북태평양 고기압의 가장자리가 서해 먼 바다에 형성되면서 무이파가 한반도에서 많이 떨어져 북상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상청은 앞으로 2개의 태풍이 한반도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 양식장과 과수원은 큰 피해


무이파의 영향으로 인명피해도 잇따랐다. 8일 오전 부산 서구 암남동 송도해수욕장 인근 벤치에 앉아 있던 김모 씨(70·여)가 강풍에 날아온 천막에 맞아 숨지는 등 이틀간 모두 6명이 숨지고 2명이 실종됐다.

전남과 제주에서 주택 7채가 반파됐고 89채가 침수됐다. 이로 인해 전남과 제주에서 156가구 321명의 이재민이 생겼다. 어선도 73척이 파손됐다. 해안 일대 양식장과 어선도 큰 피해를 당했다. 전남 완도의 가두리 양식장이 파손돼 전복 1300만 마리가 유실됐다. 나주 보성 강진 등의 과수원 1062ha에서 낙과 피해가 발생해 추석 과일 물가에 비상이 걸렸다. 제주 공항은 이틀째 폐쇄돼 이날 한때 6만여 명의 승객이 몰려들어 큰 혼잡을 빚기도 했다.

한편 대책본부는 지난달 26일부터 나흘간 내린 집중호우로 큰 피해를 본 경기 동두천시 남양주시 파주시 광주시 양주시 포천시 연천군 가평군과 강원 춘천시 등 9개 시군을 이날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했다. 이들 지역은 3543억 원의 피해를 본 것으로 집계됐다. 정부는 이 지역에 복구에 필요한 지방비 중 50∼80%를 국고로 지원할 계획이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이동영 기자 arg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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