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통심의위 “‘성기 사진 게재’ 박경신, 위원회 명예 실추”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8월 4일 20시 12분


코멘트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야당 추천 위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남성의 성기 사진을 블로그에 올린 박경신 위원을 비판하는 입장을 발표했다.

방통심의위는 "박 위원의 언행은 심의위원으로서의 의무를 위반한 위법행위로서 위원회의 명예를 실추시키고 심의위원들의 품위에 많은 손상을 가져왔다"며 "박 위원의 행동이 위원회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상실케 해 위원회의 적법한 활동을 무력화시킬 우려가 크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이어 "박 위원은 위원회의 활동을 통해 얻은 정보를 직무상 목적 외에 사용하는 행위를 중단하고 심의위원으로서 최소한 품위를 지켜주기를 바란다"며 "향후 동일하거나 유사한 사안이 발생할 때는 단호히 조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박 위원을 둘러싼 논란에 대한 위원회 차원의 대응 방안을 놓고 격론이 벌어졌으며 결국 전체 9명의 위원 중 여당 추천 6명만 경고 성명서 작성에 동의했다.

박 위원은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자격으로 네팔을 방문 중이어서 회의에 참석하지 못했고 김택곤 위원과 장낙인 위원 등 야당 추천 위원은 '당사자인 박 위원이 없는 상태에서 논의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회의 중간에 퇴장했다.

박 위원은 앞서 위원회의 통신 심의에 항의하는 뜻에서 한 남성 누리꾼의 성기 사진을 올렸다가 자진 삭제한 바 있다.

회의에는 해당 사진의 삭제 여부에 대한 안건도 상정됐으나 사진이 이미 삭제된만큼 각하 결정이 났다.

이날 회의에서 여당 추천 위원들은 위원회의 위상을 실추시킨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입장을 보인 반면 야당 추천 위원들은 위원회의 심의 시스템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 박 위원의 의도를 헤아려야 한다고 주장해 격론이 벌어졌다.

여당 추천 권혁부 위원은 "박 위원이 직무상 알게 된 정보를 사적인 목적을 위해 인터넷에 올린 것은 위원으로서 비밀 유지 의무를 위반한 것"이라며 "박 위원은 자신이 몸담고 있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를 부정하는 언동을 하기도 했다"고 비판했다.

야당 추천 장낙인 위원은 "박 위원이 음란물과 예술작품을 나누는 기준에 대해 아젠다(의제)를 제시한 것으로 볼 수도 있다"며 "자신의 블로그에 (성기)사진을 다시 올린 것은 여론 수렴이라는 직무를 수행하기 위한 것이기도 하다"고 반박했다.

디지털뉴스팀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