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의원 3명 입국 저지]“주권침해” 격앙 속 “감정대응 말자” 주장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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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8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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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난 시민들 엇갈린 의견

청소년들도 “입국 반대” 1일 오전 김포공항에서 시민단체 회원들이 일본 자민당 의원들의 울릉도 방문을 위한 입국을 반대하는 집회를 하고 있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청소년들도 “입국 반대” 1일 오전 김포공항에서 시민단체 회원들이 일본 자민당 의원들의 울릉도 방문을 위한 입국을 반대하는 집회를 하고 있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일본 자민당 의원들이 1일 울릉도 방문을 위해 입국을 시도하자 국내 시민단체들은 “한반도 침략을 위한 선전포고”라며 격분했다. 정부가 입국 금지 방침을 내린 것에 대해서는 “주권 국가로서 강력하게 대응했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정치권도 한목소리로 입국하려 했던 일본 의원들을 비난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감정적 대응으로 논란을 키우는 것은 일본 의원들의 노림수에 걸려드는 것”이라며 신중한 대응을 촉구했다.

○ 노도(怒濤)와 같은 반일 감정

이날 오전 10시 독도수호전국연대는 서울 종로구 중학동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입국을 시도한 일본 의원들을 한반도를 재침략하려는 예비 전범자로 보고 단호히 분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들 가운데 대한민국독도향우회 소속 회원 5명은 기자회견을 마친 뒤 “일본 의원들이 도착하면 한 명씩 끌어안고 울릉도 앞바다에 논개처럼 뛰어들겠다”며 울릉도로 향했다.

최재익 대한민국독도향우회 회장은 이날 오후 입국 금지 소식이 전해지자 “정부가 영토 수호 의지를 보여줬다”며 “주한 일본대사 추방 및 외교 단절까지 강행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포공항도 반일 열기로 달아올랐다. 독도지킴이범국민연합운동본부 등 단체 회원 200여 명은 이날 오전 김포공항 주차장 공터에서 자민당 의원들의 사진을 불태우고 입국 게이트 앞에서 일장기를 찢는 퍼포먼스를 벌이기도 했다.

○ 정치권도 한목소리로 비판

한나라당은 논평을 통해 “명백한 영토 침략 행위일뿐더러 지난 역사의 과오를 되풀이하는 전근대적 발상일 따름”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손학규 대표도 최고위원회의에서 “일본 의원들이 국제적 소란을 일으키려는 의도를 정확히 알고 있다”면서 “단호하고 의연하게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자유선진당 변웅전 대표는 “8월 광복의 달에 벌이는 일본의 독도침탈 행위를 더는 눈 뜨고 볼 수 없는 지경”이라고 맹비난했다. 민주노동당도 논평을 통해 “입국을 불허한 것은 주권국가로서 영토를 지켜야 할 정부가 취한 너무나 당연한 권한이자 의무”라고 말했다.

○ ‘의도적 무관심이 낫다’

일각에서는 입국 거부와 일부 시민단체의 극단적인 대응이 자민당 의원들의 일본 내 입지를 강화하고 일본 내 여론을 들끓게 만들 뿐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독도수호대는 이날 성명을 내고 “정부와 일부 시민단체들이 지극히 감정적인 대응을 하고 있다”며 “이는 일본 우익들이 극단적으로 행동할 수 있는 동기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독도수호대 김점구 대표는 “입국을 거부당한 이들이 국제기구에서 한국 정부로부터 부당한 처우를 받았다고 진술하게 되면 우리는 이를 해명해야 하는 함정에 빠지면서 독도를 스스로 국제 분쟁화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오히려 입국 목적과 일정 등을 면밀히 심사한 다음 입국을 승인해 독도와 울릉도에 남아 있는 일제 잔재를 보게 하는 등 울릉도 방문을 악용하지 못하게 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어 그는 “극단적인 대응보다는 차라리 무관심한 것이 낫다”고 덧붙였다.

인터넷에서도 신중한 대응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눈에 띄었다. 누리꾼 ‘bnr***’은 “일본이 독도를 국내외적 목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벌이는 정치적 쇼”라며 “냉철하게 바라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누리꾼 ‘creat****’ 역시 “우리가 호들갑을 떠는 것이 그들이 원하는 것이니 아예 관심을 주지 말자”고 말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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