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제일銀 노조 “英 본사 원정투쟁”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7월 23일 03시 00분


코멘트

최종협상 결렬… 최장기 파업
극한 대립에 고객불만 고조

SC제일은행 노사가 총파업 사태 해결을 위한 접점을 찾지 못한 채 노조가 영국 스탠다드차타드은행(SCB) 본사 방문투쟁을 강행하겠다고 선언해 파장이 예상된다.

김재율 SC제일은행 노조위원장은 22일 서울 종로구 공평동 SC제일은행 본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3일 영국 런던으로 출국해 SCB 본사 앞에서 원정투쟁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노조는 현지에서 영국 노총 등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어 이번 파업의 정당성을 알리는 한편으로 피터 샌즈 스탠다드차타드그룹 회장과의 면담도 추진할 계획이다.

리처드 힐 SC제일은행장은 이날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협의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노조 측에서 상황이 여의치 않자 파업을 국제적 이슈로 만들려는 것 같다”며 “노조가 협상 의지가 있는지 진정성이 의심된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힐 행장과 김 위원장은 20일 오후부터 21일 오전까지 밤샘 협상을 벌였지만 합의점을 찾는 데 실패했다. 22일로 이번 파업은 26일째를 맞으며, 연일 은행권 최장기 파업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파업이 장기화되면서 노조는 물론이고 사측도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SC제일은행 측은 인터넷뱅킹을 비롯해 고객이 직접 창구에 찾아오지 않는 거래 비중이 많아 고객 피해가 크지 않다고 주장하지만 창구 거래를 주로 하는 노약자 등 소외계층의 불편은 커지고 있다.

22일 오후에도 운영이 중단된 서울의 한 지점에서는 몇몇 고객이 익숙하지 않은 자동화기기(ATM)를 사용하면서 불평을 터뜨렸다. 현장에서 고객 안내를 하는 한 청원경찰은 “한 시간마다 10여 명의 고객을 돌려보내고 있다”며 “월말인 다음 주에는 세금 등 각종 수수료를 처리하려는 고객들이 더욱 몰릴 것”이라고 우려했다.

하정민 기자 dew@donga.com  
김철중 기자 tnf@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