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공단에서 일어나는 사고들은 ‘하인리히 법칙’에 가깝습니다.” 울산시 김국래 소방본부장이 최근 간부회의에서 박맹우 시장에게 업무보고를 하며 이같이 말했다. 울산공단에서 자주 발생하는 사고가 예사롭지 않다는 점을 하인리히 법칙(대형사고가 발생하기 전 그와 관련된 많은 경미한 사고와 징후가 존재한다는 이론)에 빗대 거론한 것.
○ 4명 사망 51명 중경상
김 본부장은 “울산공단이 조성된 지 50년이 지나면서 시설 대부분이 낡아 자칫하면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노후 시설을 보수하기 위해 해마다 일정기간 공장 가동을 중단한 뒤 분진이나 잔여 가스를 완전히 제거하고 용접작업을 해야 한다”며 “이런 안전수칙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아 사고가 자주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울산소방본부에 따르면 위험 액체화물이 밀집한 울산석유화학단지 등 울산공단에서 2007년부터 지난달 말까지 발생한 폭발화재사고(단순 폭발사고는 제외)는 모두 172건. 한 달 평균 3.2건이 발생한 셈이다. 특히 올해 폭발화재사고는 26건으로 한 달 평균 4.33건이나 됐다. 이는 지난해(33건)와 2009년(31건) 한 해 동안 발생한 사고 건수에 육박하는 수치다. 이 기간 동안 4명이 사망하고 51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폭발화재사고 원인은 부주의가 53건(30.8%)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전기적 요인 30건, 기계적 요인 22건, 화학적 요인 17건 등이었다.
○ “안전대책 마련하라”
박 시장은 11일 ‘국가산업단지 위기관리 안전 간담회’를 열었다. 간담회에는 울산고용노동지청,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울산지도원, 석유화학안전관리위원회 등 유관기관·단체 대표가 참석했다. 박 시장은 “석유화학기업 밀집지역인 울산은 사소한 실수가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며 “안전대책과 점검을 철저하게 해 달라”고 당부했다. 울산남부소방서도 18일 오후 울산 문수컨벤션센터에서 기업체 안전부장 8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울산 국가산업단지 화재·폭발 방지대책 간담회’를 열고 사고 방지대책을 논의했다. 울산 국가산업단지에는 593개사가 액체위험물 2100만5255kL와 고체위험물 11만2270t을 취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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