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칠곡군 왜관읍 미군기지 캠프 캐럴에서 고엽제로 문제가 된 다이옥신 외에도 각종 발암물질이 대량으로 검출됐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미군과 한미공동조사단이 23일 공개한 삼성물산이 미군의 의뢰를 받아 2004년 실시한 조사결과 보고서에 따른 것이다.
미8군과 한미공동조사단은 이날 캠프 캐럴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기지 내 41구역과 D구역의 오염실태를 조사한 2004년 삼성물산 환경평가서와 1992년 미 육군 극동공병대 환경보고서를 공개했다. 삼성물산 보고서에 따르면 토양의 경우 41구역은 다이옥신 2.04pg TEQ/g, D구역은 0.753pg TEQ/g의 다이옥신이 검출됐다. 1pg TEQ/g은 토양 1g에 다이옥신 독성이 1조분의 1g 함유돼 있다는 뜻. 지하수는 41구역에서 3.36pg TEQ/L, D구역에서 0.97pg TEQ/L의 다이옥신이 나왔다. 미군은 “미국 환경보호청 기준을 넘지 않는 극미량”이라고 설명했다. 또 41구역 일부 지역에서는 고엽제 다이옥신 성분인 2,3,7,8-TCDD의 흔적도 발견됐다.
이와 함께 발암물질인 트리클로로에틸렌(TCE)과 테트라클로로에틸렌(PCE), 살충제, 중금속 등 각종 오염물질도 다량으로 검출됐다. 발암물질 TCE와 PCE는 각각 1.4mg/L, 11.1 mg/L가 검출돼 환경 기준치(각각 0.03, 0.01mg/L)를 크게 초과했다. 중금속인 비소는 기준치(0.01mg/L)의 2400배, 살충제 린단은 수질 기준(0.0002mg/L)을 4300배 초과했다.
한편 이날 환경단체들은 “미군은 지난달 삼성보고서를 인용해 ‘기지 내 한 곳에서만 다이옥신이 나왔다’고 밝혔는데 말을 바꿨다”며 “또 2004년 조사에서 발암물질, 살충제 성분이 환경 기준을 크게 초과해 검출됐음에도 당시 칠곡군민에게 통보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