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스터디]과학고 입시 문여는 ‘학습계획서’ 작성 노하우

생생한 체험 사례로 이공계의 꿈, 스토리텔링하라!

《2012학년도 과학고 입시 원서접수가 약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과학고 입시는 자기주도 학습전형과 과학창의성전형으로 나뉘어 실시되는데 1단계는 공통적으로 서류전형으로 △학교생활기록부 △학습계획서 △교사추천서를 평가한다. 지원자들의 내신 성적이 비슷할 것으로 예상되므로 학습계획서가 1단계 통과 여부를 결정지을 가능성이 크다. 특히 올해 선발인원이 전체 인원의 50% 이상으로 대폭 확대된 자기주도 학습전형에선 2단계 면접에서까지 이 학습계획서가 활용되므로 더욱 더 꼼꼼한 준비가 필요하다. 원서 접수를 앞두고 완벽한 학습계획서를 작성하기 위해 꼭 놓치지 말아야 할 점들은 무엇인지 알아보자.》
[1] 영재교육원, 대회 경험은 사례로 녹여라

학습계획서에 영재교육원 수료 경력과 올림피아드 수상실적을 기재하는 것은 금지돼 있다. 특히 올해는 감점을 받을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그렇다고 이를 무조건 숨겨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준비 과정에서 학습한 내용, 체험했던 내용을 구체적 사례로 제시함으로써 자신이 수학·과학 분야를 심도 있게 공부해왔고 심화학습을 위한 자질을 갖췄다는 사실을 어필할 수 있다.

영재교육원 같은 영재기관에서 수행했던 프로젝트 및 각종 체험활동은 좋은 사례가 될 수 있다. 경시대회 준비과정도 마찬가지다. 어떤 상을 탔고 어떤 실험을 진행했는지 단순히 나열하는 게 아니라, 그 과정에서 자신이 느낀 점과 배운 점을 중점적으로 서술하는 게 관건이다. 이러한 경험이 자신의 장래 목표를 이뤄나가는 데 어떻게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하는지도 언급하면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예를 들어 ‘본인에게 도움이 된 교과 외 활동’에 대해 묻는 문항에서 영재교육원에서 실험했던 내용이나 체험활동 경험을 사례로 활용할 수 있다. 만약 생태공원의 습지 식물이 물의 정화작용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조사했던 경험을 쓴다면 △실제 어떤 방식으로 조사를 했는지 △어떤 어려움이 있었으며 이를 어떻게 극복했는지 △이 과정에서 배운 지식 및 교훈은 무엇인지를 차례로 서술하는 식이다.

[2] 명확한 이공계열 진로계획을 제시하라

과학고는 기본적으로 이공계열 인재를 육성하는 것이 목표다. 지원동기나 앞으로의 학습계획, 장래희망 등을 묻는 문항에선 본인의 진로가 이공계열에 적합한지 재확인하고 이를 구체적으로 드러내는 게 중요하다. 만약 의학대학 진학이 목표이거나 인문계열과 관련한 진로를 꿈꾸고 있다면 이를 학습계획서에 쓰기엔 부적합할 수 있다.

일관성 없이 일회적인 활동들을 나열하는 것은 높은 점수를 받기 어렵다. 자신이 해온 활동을 일관성 있는 하나의 스토리로 연결해 어필하는 게 좋다.

생명공학자가 꿈인 한 학생을 예로 들어보자. 먼저 꿈을 갖게 된 계기와 과정을 언급하고, 이 꿈을 이루기 위해서 과학고 수업을 통해 어떤 능력을 키우고 싶은지를 서술한다. 고등교육을 마친 뒤 자신이 펼치고 싶은 포부와 목표를 적되 자세할수록 좋다. 예컨대 ‘생명공학 분야에서 새로운 기술을 개발해 인체 면역력을 증가시키고 바이러스 감염을 예방해 인류에 도움을 주고 싶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생명공학연구소를 설립해 최첨단 실험장비를 갖추고 여러 분야의 학자들이 모여 환경공학, 신기술개발, 암이나 바이러스 인플루엔자 등에 대한 연구를 할 수 있도록 하고 싶다’는 식이다.

[3] 객관적인 사실에 근거해 구체적으로 서술하라

학습계획서는 지원자 자신이 누구인지, 남과 다른 자기만의 독특한 능력과 품성이 무엇인지, 심화과정을 공부하기에 적절한지 등을 알리는 글이다. 따라서 추상적이고 진부한 내용, 입증이 어려운 활동 및 학습과정을 기술하는 것보다 객관적인 사실에 근거해 구체적이고 독창적이며 입증 가능한 내용을 기술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예를 들어 ‘어릴 때부터 관심 있는 분야엔 집중하는 습관이 있었다’고 썼다면 이를 입증할 만한 실례나 일화를 드는 게 바람직하다. ‘초등학교 6학년 때 동물들이 자연에서 살아가고 행동하는 모습이 신기해 두 달 동안 매주 동물원에 갔다. 거실 한 가운데 전지를 놓고 아마존, 사바나, 사하라 지역의 생태계를 그려보는 활동을 즐겨 했다’고 쓰는 식이다.

활동 실적을 줄줄이 나열하는 건 큰 의미가 없다. 학습계획서에선 학생이 몇 등을 했고 어떤 상을 받았는지 그 결과를 수치화해 평가하는 게 아니라, 과정에서 학생이 얼마나 성장했고 더 성장할 가능성이 있는지를 평가하기 때문이다.

이는 주요대학 입학사정관전형 자기소개서를 쓸 때도 마찬가지다. 따라서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입학사정관제 안내 자료에 나와 있는 자기소개서 작성 요령을 읽어보면 과학고 학습계획서를 준비할 때도 도움이 된다. 다음은 서울대가 제시한 자기소개서 ‘NG(No Good)’ 사례 및 개선사례다.

도움말: 임성호 하늘교육 대표이사

장재원 기자 jjw@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