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동서남북]인천도개공 토지보상, 시민 울린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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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6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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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준호 기자
차준호 기자
“인천시 도시계획국 간부가 주민들 앞에서 말실수를 하는 바람에 협상이 어려워졌다.”

지난달 25일 인천시청에서 열린 인천 구월보금자리주택 토지보상대책 회의에서 나온 시 도시계획국 간부의 말을 놓고 최근 인천도시개발공사에서 도는 말이다.

시 도시계획국 간부는 이날 적정한 토지보상가를 요구하는 구월보금자리주택 예정지 주민들과 사업시행사인 인천도개공 간부들이 모인 자리에서 주민 입장에서 토지 감정이 이뤄져야 한다는 뜻을 전달했다. 시 간부는 “3곳의 토지 감정평가법인이 토지보상가를 결정했다고 해서 그것이 곧바로 평가가격이 되어서는 안 된다. 보금자리 예정지구 내에 거주하는 정착 주민은 소중하다. 누구나 공감하는 개발을 해야 하는 만큼 토지 평가대로 결정하지 말아 달라. 주민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날 이후 인천도개공에서는 구월보금자리주택과 관련해 “시 간부가 말실수를 했다”는 말이 퍼졌다.

사사로움이나 한쪽에 치우침 없이 공정하게 한 발언이 인천도개공에서 논란거리가 된다는 사실에 인천시민들은 참기 힘든 분노를 느낄 수밖에 없다.

인천도개공 보상처 간부는 8일 기자와의 통화에서도 “보금자리주택사업은 ‘공익사업’이다. 결정된 토지보상가는 흥정의 대상이 아니다. 토지보상가에 이의가 있거나 협의할 수 없을 경우 중앙토지수용위원회를 통해 권리구제절차인 수용재결로 추진할 계획이다”라는 원칙만 되풀이했다.

토지 소유주인 50대 주부는 “돈을 더 달라는 것이 아니라 형평성에 맞게 보상을 해 달라”고 눈시울을 붉혔다. 입지 조건이 훨씬 좋지 않은 남동구 운연동(인천지하철 2호선 보상)과 선학2지구(아시아경기대회 체육지원시설)가 보상을 더 받거나 비슷하게 받았다면 형평에 맞지 않아 수긍을 하겠냐는 것.

감사원은 최근 인천도개공의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부채 8조5000억 원, 부채비율 1269%’란 성적표는 인천 시민에게 부담을 주기에 충분하다. 인천도개공은 정부정책이란 명분을 걸고 사업을 추진하지만 시민의 공감을 먼저 얻는 데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다행히 본보의 보도 후 인천시가 ‘인천시장과의 협상은 어렵다’란 기존 입장을 바꿔 10일 구월동 주민과 송영길 시장이 참석해 협상을 벌인다고 한다. 이날 주민들의 얼굴에서 근심이 사라지고 환한 웃음이 가득하길 바란다.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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