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외국인이 ‘외국인위한 동네 홍보’ 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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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6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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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구 ‘외국인 명예홍보단’ 1기 29명 - 2기 64명 활동
마포구선 객원기자 맹활약

서울 강남구가 19개국 외국인 64명으로 구성한 명예홍보단이 지난달 21일 강남대로에 설치된 미디어폴에 대한 설명을 구 관계자에게서 듣고 있다. 강남구 제공
서울 강남구가 19개국 외국인 64명으로 구성한 명예홍보단이 지난달 21일 강남대로에 설치된 미디어폴에 대한 설명을 구 관계자에게서 듣고 있다. 강남구 제공
“봉은사는 시끄럽고 답답한 도시에서 신선한 공기를 마실 수 있는 ‘오아시스’ 같은 특별한 느낌을 주는 곳이다.”

러시아에서 한국으로 유학 온 로만 베르니더프 씨(25)는 자신의 블로그에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있는 봉은사를 소개하며 한국문화의 정신에 대한 글을 올렸다. 한국에서 회사를 다니고 있는 미국인 채드 마이어 씨(29)는 국내의 한 영자지에 강남구 수서동에 있는 전통 궁중한정식 레스토랑 필경재를 방문했던 경험을 곁들여 ‘한국어 쉽게 배우기’에 대한 글을 기고했다. 이 둘에겐 공통점이 하나 있다. 바로 강남구 외국인 명예홍보단으로 활동하고 있는 것. 홍보의 대상으로만 여겨졌던 외국인이 직접 다른 외국인을 대상으로 활발하게 우리 동네 홍보활동에 나서고 있다. 외국인에 의한, 외국인을 위한, 외국인의 홍보인 셈이다.

○ 온·오프라인을 넘나들며 홍보 펼쳐

강남구는 올해 2월 세계 14개 국가 출신 외국인 29명을 명예홍보단으로 위촉했다. 이들은 명소탐방, 문화체험을 한 뒤 강남의 매력을 직접 개인 e메일, 트위터,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소개했다.

미국 영국 중국 캐나다 네팔 등 출신 국가가 다양해 폭넓은 교류가 가능하다는 점도 장점이다. 반응이 뜨거워 5월에는 19개국에서 2기 홍보단으로 64명을 뽑아 도산공원, 국기원, 청담동 패션거리, 봉은사 등을 직접 돌아보는 ‘강남 명소탐방’ 자리를 마련했다. 명예홍보단은 페이스북에 ‘강남구 명예홍보대사’라는 그룹 페이지를 자발적으로 만들어 단원들끼리 정보를 공유하는 등 적극적으로 홍보활동을 펼치고 있다.

오프라인에서는 신문 기고 등의 방법으로 활동을 하고 있다. 강남구에서 발행하는 ‘강남구청뉴스’에만 기고문을 10건 넘게 보내 이 중 2건이 실렸다. 강동구는 외국인 여성을 위한 오프라인 홍보의 일환으로 여성의 관심이 높은 친환경을 주제로 강동구를 소개할 수 있는 프로그램인 ‘에코투어’를 기획하고 있다.

○ 다문화가정 여성은 객원기자로

마포구는 구내 주요 소식과 생활정보를 제공하는 소식지 ‘내고장 마포’에 다문화가정 여성 네 명을 객원기자로 위촉했다. 벌써 2년째 활동을 벌이고 있는 이들은 결혼이민여성을 위한 지원 프로그램, 봉사활동 체험뿐만 아니라 마포구에 숨겨진 명소를 찾아다니며 왕성한 취재활동을 벌이고 있다. 발행부수가 12만 부에 이르러 애독자로부터 격려 e메일을 받을 정도다. 필리핀인 케네스 델라크루즈 산갈랑 씨(33·여)는 여성가족부가 운영하는 포털 사이트 ‘위민넷’에서도 기자로 활동을 하고 있어 마포구의 홍보대사로 톡톡한 역할을 하고 있다. 산갈랑 씨는 한국에서 어학원 강사와 영어학습지 선생님을 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성산1동 주민센터에서 운영하는 원어민영어교실에서 아이들에게 영어를 가르치며 ‘투잡’ 생활을 할 정도다.

○ 한국에 자기나라 문화 알리기도

결혼이민여성이 초등학교 교단에서 학생들을 대상으로 출신 국가별 역사와 전통의상, 문화 등을 가르치는 등 외국인의 자기나라 문화 알리기도 활발하다.

동대문구는 일본 베트남 중국 출신 결혼이민여성을 강사로 초빙해 이번 달 7차례에 걸쳐 동대문구 전농2동 배봉초등학교에서 다문화수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들은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들에게 다문화에 대한 이해를 도울 수 있는 교육을 하게 된다. 성북구는 성북동에 살고 있는 영국인 앨런 팀블릭 서울글로벌센터장을 성북구 자치외교 홍보대사로 위촉했다. 팀블릭 씨는 해마다 구민의 날 행사에 참가해 구민과 외국인을 이어주는 다리 역할을 하고 있다.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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