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中불법베팅업체, N리그 구단 사들여 승부조작”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6월 1일 03시 00분


다른 구단 前감독 “재정 열악한 곳에 접근”

승부조작을 위해 중국 불법 베팅업체가 유령회사를 만들어 국내 N리그(실업축구) 구단을 실질적으로 소유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N리그 감독 출신 C 씨는 “2009년 중국 불법 베팅업체의 사주를 받은 국내 단체가 ‘D’라는 유령회사를 만들어 재정이 열악한 A구단의 공식 스폰서로 참여해 월급을 주며 승부조작에 관여했다”고 밝혔다. 그는 “D가 유니폼에 광고를 하며 A구단 선수들의 월급을 줬다. 그런 와중에 일부러 져주는 승부조작을 지시했다”고 덧붙였다.

이런 사실은 현재 N리그에서 활동하는 B 감독도 인정했다. B 감독은 “지난해 A구단 선수들이 중국 쪽에서 월급을 받으며 승부조작을 한다는 소문이 파다했다”고 말했다. B 감독은 “A구단뿐만 아니라 재정이 열악한 구단에 ‘도와준다’며 접근해 승부조작을 했다는 소문이 나돌았다”고 말했다. C 씨는 “당시 우리 구단도 상태가 어려웠는데 중국 교포 사업가가 10억 원에 인수하겠다고 해 옌볜에 다녀온 적이 있다. 1주일간 있으면서 그들이 벌이는 불법 베팅의 규모를 보고 무서워 포기하고 돌아왔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N리그의 고위 관계자는 “A구단이 재정 문제로 지난해 스스로 팀을 해체했다. 중국 업체가 돈을 댄 것과 승부조작에 관련된 사실은 알지 못한다. 구단 스폰서로 참여한 D는 어느 순간 선수들의 월급도 제대로 주지 못하기에 재무제표를 가져오라고 해 살펴봤다. 너무 엉성했다. 도무지 팀을 유지할 수 없다고 판단해 해체를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한축구협회의 한 고위 관계자는 “A구단이 해체된 것은 재정 상태도 좋지 않았지만 승부조작 때문이었다”고 밝혔다.

반면 당시 A구단 관계자는 “힘겹게 구단을 운영한 것도, 여기저기 도와 달라고 부탁한 것도 사실이지만 승부조작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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