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오후 울산 북구 매곡동 자동차부품 혁신센터 내 ‘자동차 전복(顚覆)시험장’. 경사면을 고속으로 질주하던 신형 싼타페가 한 바퀴 돌더니 전복됐다. 운전석 옆과 앞에서는 에어백과 커튼 에어백이 터져 운전석에 앉은 마네킹은 별다른 피해를 보지 않았다. 이날 국내에서 처음 문을 연 ‘자동차 전복시험장’ 시연회 광경이다.
○ 다양한 전복 시험
전복시험장은 울산시가 총 17억 원을 들여 자동차안전시험센터의 충돌시험장 내 858m²(약 260평)에 만들었다. 지난해 12월 완공한 뒤 지금까지 2차례에 걸친 시운전을 마쳤다. 전복시험은 차량 전복사고가 날 경우 탑승자가 차량 밖으로 튕겨 나가 2차 사고가 발생하거나 전복 과정에서 유리창 등에 머리를 부딪쳐 생명이 위험한 상황을 예방하는 데 필요한 안전장비 개발을 위해 실시한다.
전복시험장에는 △주행 중 회전 전복(주행 중 경사면에 의한 전복) △제방 전복(언덕에서 굴러 전복되는 사고) △23도 경사면 전복 △자갈길 전복 △도로 연석 전복(미끄러지면서 화단 턱에 걸려 전복되는 사고) 등을 재연할 수 있는 시설이 갖춰져 있다. 또 전복 순간을 분석하기 위한 고속 디지털카메라도 4대 설치됐다. 12일에는 주행 중 회전 전복사고를 시연했다.
○ 재정 수입도 있어
전복시험장은 울산시 재정 수입에도 ‘효자’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 시험장은 현재 현대·기아자동차로부터 연간 50회 정도 전복시험 물량을 확보해놓았다. 또 GM대우와 쌍용자동차, 르노삼성자동차 등 완성차업체의 전복 시험 물량도 추가로 수주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통해 연간 5억 원 정도 수익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
올해 초 발효된 미국 연방 자동차 안전법규(차량 전복 시 탑승자 안전장치 의무 규정)에는 미국에서 판매되는 자동차는 전복대응 시스템(사이드 에어백과 커튼 에어백 등) 설치를 의무화하고 있다. 전복대응 시스템 의무설치 비율은 2013년 9월부터 1년 단위로 생산량의 25%씩 늘어나 2017년 9월부터는 100%가 된다. 따라서 국내 완성차업체가 미국으로 차량 수출을 늘리기 위해 전복시험을 확대할 것으로 보여 전복시험 물량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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