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범죄 피해경험 20대男 잔인한 보복 범죄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5월 8일 07시 24분


과거 남성에게 성추행당한 기억이 있는 20대 남성이 보복 심리에서 10대 소년을 성추행했다가 경찰에 구속됐다.

8일 경찰에 따르면 장모 씨(24·무직)는 올해 2월 17일 오후 4시30분경 서울 강북구 집 근처에서 범행 대상을 찾으며 서성거리다가 A 군(13)이 혼자 걸어가는 걸 목격하고 뒤따라갔다.

아무것도 모르는 A 군이 문을 열고 집에 들어서려는 순간 장 씨는 A 군에게 미리 준비한 흉기를 갖다대 반항하지 못하게 한 뒤 집안으로 밀고 들어갔다.

장 씨는 A 군의 눈을 가려 자신을 보지 못하게 하고서 A 군의 옷을 벗겨 성추행하기 시작했다.

A 군은 자신의 집에서 장 씨의 요구대로 이리저리 끌려 다니며 끔찍한 방법으로 성추행을 당했다.

장 씨는 또 A 군을 흉기로 협박해 반항하지 못하게 한 뒤 집안 곳곳을 뒤져 50만 원 가량의 현금을 챙겨서 달아났다.

A 군은 큰 충격을 받아 병원에서 장기간 치료를 받는 등 후유증에 시달린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경찰은 피해 신고를 접수한 뒤 현장에서 범인의 족적과 DNA를 확보했지만 범인을 검거하지는 못했다.

이런 가운데 3월말 강북구에서 절도 피의자를 검거하려고 잠복 중이던 경찰이 주변을 서성이던 한 남성을 수상히 여겨 불심검문을 했는데 남성용 속옷이 발견되자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유전자 감정을 의뢰했다.

국과수 감정 결과 이 남성의 DNA는 한달 전에 발생한 10대 소년 성추행범의 DNA와 일치한다는 결과가 나왔고 경찰은 이 남성을 상대로 범행을 추궁했으나 그는 범행을 완강하게 부인했다.

그러던 중 이 남성이 "일란성 쌍둥이 형이 있다"고 진술했고 경찰이 확인한 결과 국과수에서 통보받은 성추행범의 DNA는 이 남성의 '쌍둥이 형'의 것이었다.

경찰은 5일 새벽 '쌍둥이 형' 장 씨를 긴급 체포했고 장 씨는 동생에게 죄를 떠넘기며 범행을 부인하다가 결국 범행을 자백했다.

장씨는 경찰 조사에서 "이전에 남자로부터 성추행당한 적이 있는데 복수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 서대문경찰서는 6일 장 씨를 특수강도 등 혐의로 구속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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