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가에 손발 못 박힌 채…’ 50대 男 시신 발견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5월 3일 20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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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화면 캡쳐
sbs화면 캡쳐
경북 문경의 한 폐채석장에서 50대 남성이 예수의 십자가 처형을 연상시키는 모습으로 십자가 모양의 나무에 못 박혀 숨진 채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3일 경북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1일 오후 6시 경 경북 문경시 농암면 궁기리의 한 폐채석장에서 김모(58·택시기사) 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발견 당시 김 씨는 하의 속옷만 입은 채 열십(十)자 모양의 나무틀(십자가)에 예수가 처형당할 때처럼 겹쳐진 다리와 목 부위는 십자가에 묶인 채 두 발에는 대못이 박힌 상태였고, 양손에도 못이 박혀 있었다.

김 씨의 머리에는 예수가 십자가에서 처형당할 때 쓴 것으로 알려진 가시 면류관형태의 물건이 올려져 있었다.

오른쪽 옆구리에도 예수 처형 때 있었던 것으로 알려진 것과 비슷한 형태의 상처가 있었다.

시신 검안결과 김 씨의 양손은 전기드릴 등의 공구로 구멍이 뚫린 뒤 십자가에 미리 박혀 있던 못에 끼워진 것으로 추정됐다.

시신이 발견된 현장과 가까운 곳에서 김 씨가 생활했던 천막에서는 십자가 제작과 관련한 도면, 끌과 망치 같은 공구가 발견됐다.

또 몸을 때리는 데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 채찍과 십자가에 매달린 모습을 볼 수있는 거울, 십자가에 매다는 방법을 적은 종이도 발견됐다.

김 씨는 숨지기 전 자신의 거주지 주변에 사는 한 전직 목사를 찾아와 종교와 관련한 이야기를 나눴고, 이 전직 목사는 "광(狂)적인 종교관을 갖고 있어 기독교와 관련한 이야기는 하지 않고 일상적인 생활 이야기만 나누었다"고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정확한 사인을 밝히기 위해 김 씨의 시신을 부검했으며, "김씨가 평소 종교에 심취했었다"는 주변 사람들의 진술과 시신 발견 시기를 전후해 기독교 기념일인 부활절이 있었던 점을 토대로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종교에 심취한 김 씨가 스스로 또는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 부활절을 전후해 목숨을 끊었을 것으로 보고 있지만 타살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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