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사랑의 송아지’는 사랑을 낳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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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5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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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우 마을 횡성, 수십년째 ‘송아지 기부 릴레이’

‘송아지 릴레이 기부’ 16번째 행사가 2일 횡성 서원면사무소에서 열려 안병구 이장
협의회장(왼쪽)이 전상현 씨에게 송아지를 전달하고 있다. 서원면 제공
‘송아지 릴레이 기부’ 16번째 행사가 2일 횡성 서원면사무소에서 열려 안병구 이장 협의회장(왼쪽)이 전상현 씨에게 송아지를 전달하고 있다. 서원면 제공
2일 오전 ‘한우의 고장’ 강원 횡성군 서원면사무소. 송아지 한 마리가 20여 명의 주민에게 둘러싸여 있다. 이 송아지는 서원면에서 벌어지고 있는 기부운동 ‘송아지 릴레이’의 16번째 주인공. 압곡리 최택순 씨가 2009년 분양 받아 2년간 사육한 어미소에서 태어난 것으로 이날 유현1리 전상현 씨에게 전달됐다.

서원면에서 송아지 릴레이가 시작된 것은 1996년. 이장협의회가 한 주민에게 처음 송아지를 기증한 뒤부터다. 기증받은 주민이 송아지를 2∼3년 키워 다시 송아지를 낳으면 다른 이웃에게 분양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2008년에는 서원면사무소 직원들로 구성된 백로봉사회가 업무시책 우수 상금 290만 원으로 송아지를 구입해 주민에게 전달하기도 했다. 김상호 서원면장은 “저소득 농가를 돕기 위해 시작한 일이 독특한 이웃 사랑으로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횡성군 공근면의 송아지 릴레이는 서원면보다 역사가 깊다. 1989년 당시 공근면장이 지역 유지 3명과 함께 암송아지 한 마리를 구입해 생활이 어려운 한 주민에게 전달한 것이 시작이었다. 이후 송아지 릴레이가 꾸준히 이어져 현재 20여 마리가 기부됐다. 지난해에는 공근면사무소가 폐휴대전화 모으기 운동 수익금 270만 원으로 송아지를 마련하기도 했다.

안흥찐빵으로 유명한 안흥면에서도 지역발전협의회 주관으로 2008년부터 송아지 릴레이가 운영돼 9마리가 분양됐다. 협의회는 올해 3월에도 2009년 송아지를 분양받은 안흥2리 장현기 씨가 기탁한 송아지 1마리를 안흥4리 정희영 씨에게 전달했다. 이상규 지역발전협의회 상임이사는 “어려운 이웃이 자립심을 키울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이 운동을 시작했다”며 “모두가 이웃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오랫동안 지속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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