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석유화학 계열-협력사 거래때 ‘매출 부풀리기’로 비자금조성 정황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4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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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조사과정 금호아시아나 관련 계좌도 다수 발견

금호석유화학(금호석화) 비자금 조성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부장 차맹기)는 금호석화 측이 계열사 및 협력사와의 거래 과정에서 ‘매출 부풀리기’ 방식으로 비자금을 조성한 정황을 포착해 수사를 벌이고 있다.

검찰은 특히 박찬구 금호석화 회장 처남이 소유한 회사 및 협력사 매출이 2009년 들어 급격히 상승한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 금호석화 측이 원가를 부풀려 물품을 납품받은 뒤 차액을 돌려받는 방식으로 비자금을 조성했을 가능성에 주목하는 것. 실제 박 회장의 큰 처남이 운영하는 J사는 매출 증가율이 2007년 ―51.3%, 2008년 64.51%에서 ‘형제의 난(亂)’이 시작된 2009년 841.97%로 늘었다. 검찰 조사를 받은 금호석화 협력사인 우진포장해운 역시 매출 증가율이 2008년 9.38%에서 2009년 42.94%로 늘었다. 이익금은 대부분 현금화가 용이한 매도가능증권에 투자됐다. 검찰은 금호석화 계열사 및 협력사 수사 과정에서 금호석화 외에 금호아시아나와 관련된 100억 원대 10여 개 차명계좌도 적발해 조사하고 있다.

한편 검찰의 비자금 수사가 급물살을 타면서 2009년 경영권을 둘러싸고 벌어졌던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과 박찬구 회장 간의 다툼이 ‘비자금 떠넘기기’ 공방으로 번졌다.

금호석화와 관계사 등은 이번 수사가 금호아시아나 측 제보로 시작됐다고 주장한다. 금호석화의 한 협력업체 관계자는 “박삼구 회장의 측근이었던 C사 대표 손모 씨(55)가 금호석화 비자금 의혹을 제보했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오히려 금호아시아나를 포함한 금호 일가 전반의 비자금 조성 의혹이 불거진 것.

박찬구 회장은 검찰의 본사 압수수색 다음 날인 13일 “죄지은 사람은 따로 있다. 누구인지는 알아서 판단하라”고 말했다. 검찰 수사 내용이 알려진 27일 금호아시아나 측은 “수사를 지켜보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김성규 기자 sunggy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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