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신포시장 되살아난다

  • 동아일보

114년 전통에 국제 관광문화 콘텐츠 접목

북적이는 시장 100여 년 전통의 인천 중구 신포시장이 정부 지원으로 국제시장으로 바뀌고 있다. 12일 외국인 상인과 관광객을 위한 지원센터가 문을 열었다. 김영국 동아닷컴 객원기자  press82@donga.com
북적이는 시장 100여 년 전통의 인천 중구 신포시장이 정부 지원으로 국제시장으로 바뀌고 있다. 12일 외국인 상인과 관광객을 위한 지원센터가 문을 열었다. 김영국 동아닷컴 객원기자 press82@donga.com
114년 전통의 재래시장인 인천 중구 신포시장이 문화·관광형 국제시장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거리공연이 펼쳐지고 다문화가족, 여행 동호회원, 외국인 교환학생 등이 ‘시장 팸 투어’를 다녀가고 있다. 또 인천항과 인천국제공항을 왕래하는 국제무역 소상공인을 위한 ‘신포국제시장 지원센터’가 12일 문을 열고 본격 활동에 들어갔다.

○ 국가 지원 특화시장

1897년 중국인들의 채소가게, 생선점포 등이 들어서면서 재래시장이 형성된 인천항 인근 신포시장. 최근까지 상권 위축으로 닭강정, 공갈빵 등 몇몇 품목만 인기를 끌다 지난해 말부터 서서히 활기를 되찾고 있다. 정부가 펼치는 문화·관광형 시장 활성화사업 대상 재래시장으로 뽑혔기 때문이다. 부산 자갈치시장 등 전국 8곳의 재래시장에 국비가 지원되면서 신포시장에서도 6월까지 1단계 ‘업그레이드’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그 첫 사업으로 지난해 12월부터 시장에 ‘문화 콘텐츠’를 접목하기 시작했다. 인천지역 청소년이 참가할 수 있는 ‘밴드 경연대회’를 연 것. 시장 내 주차장에 특설 무대를 만들어 상설 공연을 하고 거리공연도 선보였다.

또 대학생 블로거, 어린이, 다문화가족 등 25∼30명 단위의 관광객을 초청해 무료 시장 팸 투어 행사를 하면서 시장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경인전철 동인천역에서 시작되는 시장 팸 투어는 자유공원, 차이나타운, 인천아트플랫폼 등 시장 주변 관광지를 먼저 돌아본다. 이어 시장에서 이색 음식을 시식하고 점심을 무료로 먹는다. 참가자들은 재래시장 상품권 5만 원권을 받아 장보기 체험에도 나선다.

시장 내 수선골목에 들어선 신포국제시장 지원센터는 외국인 관광객과 상인들에게 통·번역 서비스를 제공한다. 현재 영어, 중국어를 통역할 수 있는 안내인 2명이 있고, 조만간 러시아, 일본어 통역인이 추가된다. 신포시장상인회 신현길 회장은 “시장이 활기를 띠면서 이용객이 주말에 4000∼5000명에 이르는 등 2배 이상 늘어났다”고 소개했다.

○ 이색 프로그램


12일 지원센터에서는 서울 동대문시장의 원단 도매상을 유치하는 업무 협약식이 열렸다. 동대문시장 및 대구 원단도매상이 인천항을 통해 들어오는 중국 보따리상 등을 겨냥한 직영 매장 10여 개를 신포시장에서도 운영하게 된다. 한국 원단은 싸고 질이 좋아 중국으로 들어가는 보따리상의 80%가 동대문시장 등지에서 원단을 구매해 갖고 간다는 것.

원단 상가 인근의 2, 3층 건물에는 ‘패션창작 스튜디오’가 마련된다. 패션디자이너 30명이 입주할 수 있는 20개 개인작업실과 공동작업실, 포토 스튜디오, 휴게실을 갖추게 된다. 매년 상·하반기로 나눠 예비창업자, 창업 5년 이내 청년 패션디자이너 등을 대상으로 입주자를 모집한다.

시장 내 ‘칼국수 골목’은 ‘다문화 음식거리’로 꾸며진다. 다문화가족이 운영하는 음식점에서 베트남 쌀국수, 인도 카레 등을 팔게 된다. 현재 외국인 2명이 입주 의사를 보이고 있다.

5월엔 ‘국제음식 경연대회’가 열릴 예정이다. 외국인들이 신포시장에서 한국 음식재료를 구입해 자국의 고유 음식을 만들어 미각 대결을 펼친다. 신포시장 활성화 사업단 수석 프로젝트 프로듀서인 박진성 씨는 “‘신포 맞춤 팸 투어’ 등 여러 프로그램으로 장사가 잘되자 상인들이 크게 만족하고 있다”고 전했다.

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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