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안철수 부부 서울대로… 안 교수 융합과학대학원장직 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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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4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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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 졸업→ IT기업 경영→MBA 취득… 내 경험 융합학문 발전 위해 쓰겠다”

안철수 KAIST 석좌교수(49)와 그의 부인인 김미경 KAIST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48)가 모교인 서울대로 강단을 함께 옮긴다. 안철수연구소는 5일 “안 교수가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겸 디지털정보융합학과 교수직을 맡아 달라는 서울대의 요청을 심사숙고 끝에 최근 수락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안 교수는 KAIST 강의가 끝나는 5월 말 이후 서울대로 자리를 옮길 예정이다.

안 교수는 이날 안철수연구소를 통해 “세계적으로 융합학문의 중요성이 계속 강조되고 있지만 한국의 융합학문 수준은 미국 일본 등에 비해 낮은 단계”라며 “내 경험이 한국 융합학문 발전을 위해 쓰일 수 있다면 보람된 일이라고 생각했다”고 서울대로 자리를 옮기기로 한 이유를 밝혔다. 부산고, 서울대 의대를 졸업한 안 교수는 안철수컴퓨터바이러스연구소(현 안철수연구소) 대표이사, 벤처기업협회 부회장, 대통령 직속 미래기획위원회 미래경제·산업분과 위원 등을 거친 뒤 2008년 4월 KAIST 경영과학과 석좌교수로 부임했다.

서울대 측은 “늘 새로운 것에 도전해 왔던 안 교수 부부의 정신이 학문 간 융합으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 내는 융합과학기술대학원의 정신과 부합했다”고 초빙 이유를 설명했다. 서울대의 한 관계자는 “서울대가 세계 일류대학으로 거듭나기 위해 안 교수를 ‘꼭 모셔야 할 분’이라고 판단하고 올해 2월부터 본격적인 영입 작업을 시작했다”며 “이때부터 공적 사적인 자리를 가리지 않고 안 교수를 직접 만나 대학원장을 맡아 줄 것을 간절히 부탁했다”고 말했다. 안 교수의 한 지인은 “안 교수가 KAIST 재직 중 4번이나 다른 학교의 총장 제안을 거절한 것으로 안다”며 “학문적 포부도 있었겠지만 모교라는 점도 작용하지 않았겠느냐”고 말했다.

안 교수에 대한 대우가 상상을 초월할 것이라는 세간의 추측에 대해 서울대 관계자는 “(안 교수는) 후학 양성에 관심이 많고 모교에 대한 정이 깊은 분”이라고 말해 ‘파격 제안’은 없었음을 시사했다.

김 교수는 서울대 의대를 졸업하고 삼성의료원 교수로 재직하다 2008년 KAIST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가 됐다. 당초 김 교수는 안 교수와 함께 융합 분야에서 일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부부가 같은 대학원에 있는 것이 부적절하게 비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융합대학원이 아닌 단과대 교수로 재직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한기정 법학전문대학원 교무부원장은 “일각에서 김 교수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로 올 것이라는 말이 있으나 현재까지 전혀 논의된 바 없다”고 말했다. 안 교수의 한 측근은 “김 교수는 남편을 따라 서울대로 자리를 옮기는 것이 아니라 지금까지 독자적으로 구축해 온 학문적 소신에 따라 옮기는 것”이라며 “인사위원회의 동의 과정을 거치는 등 서울대의 교수 임용 절차를 진행하며 보직을 확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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