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모 씨(35)와 그의 일당은 지난해 9월부터 인천 서구의 한 상가와 서울 강남구의 한 빌라에 도박장을 꾸몄다. 이곳에 설치된 신종 도박기기는 발광다이오드(LED)가 설치된 테이블. 기존 사기도박단이 육안으로 보이지 않는 형광물질을 바른 카드로 사기도박을 하던 것에 비하면 한층 더 진화한 것으로 이 LED 테이블은 일반 카드를 사용해도 뒤집어진 카드의 문양을 알 수 있게 고안됐다.
테이블 밑에 깔린 LED 전구가 켜지면 눈에 보이지 않는 적외선이 카드를 투과한다. 이때 천장이나 벽에 설치된 특수카메라를 통해 보면 카드 문양을 식별할 수 있다. 흡사 X선 촬영과 비슷한 원리다. 도박장 밖에서 모니터로 이 영상을 보고 있는 일행은 상대방의 패를 파악해 도박에 참여하고 있는 ‘선수’에게 베팅 여부 등을 지시했다. 이 선수는 귓속에 지름이 3mm인 소형 이어폰을 넣어 남의 눈에 띄지 않게 교신할 수 있었다. 이렇게 각자 역할에 따라 움직인 이 씨 일당은 반 년 동안 8명에게서 5억3000만 원을 뜯어냈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이 씨를 사기도박 혐의 등으로 불구속 입건하는 한편 이 기기들을 제작한 홍모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이 기기를 전국 80여 개 도박장에 빌려주고 돈을 받은 김모 씨(31)는 구속했다고 31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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