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폭침 1년/유족이 하늘에 보내는 편지]故 안경환 상사에게 어머니 임옥분 씨(62)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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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3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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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옷도 책도 그대로 뒀단다

경환아, 몸이 안 좋아도 그냥 어떻게든 살고 있단다. 네가 죽었다고 생각해 본 적은 없어. 비록 이승엔 없지만 아들이 지금이라도 집으로 돌아와 “어머니” 하고 찾을 것 같구나. 이젠 집에서만 지내고 있단다. 집에서 네 생각을 하면 같이 있는 것 같고, 내가 집 나서면 금방이라도 돌아올 것 같은데 어찌 나가겠니. 아직 집에는 네 물건을 그대로 뒀단다. 쓰던 책이나 옷, 사진까지 네가 마지막에 놔둔 그 상태 그대로 두고 있다. 천안함 사건이 터진 이후엔 바다도 못 보겠더구나. 우리 아들을 휩쓸고 가버린 바다는 보기만 해도 가슴이 울렁울렁할 것 같고…. 그래도 생전에 너를 알던 친구나 동료들이 자주 전화를 해 줘서 위안을 받고 있다. 안부전화도 하고. 그럴 때마다 아들 녀석이 참 잘 살았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이젠 그 기억들을 곱씹으면서 평생 살아야겠구나.

(안 상사=33, 경북 예천, 어머니와 1남 1녀 중 장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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