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미호 석방 협상 참여 김종규씨 일문일답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2월 10일 02시 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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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냐에서 금미호 석방 협상에 참여했던 김종규(58)는 10일 "금미호가 석방금 없이 풀려난 것은 (해적들이) 더 이상 이용가치가 없다고 판단한 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다.

석방 이후 선장 김대근(56)씨와 계속 전화통화를 하고 있다는 김씨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선원들 모두 많이 지쳐있고 생명에 지장은 없지만 정신분열 증세를 보이는 사람도 있다"고 전했다.

다음은 김종규씨와 일문일답.

--몸값을 지불했나.

▲안줬다.

--몸값 없이 어떻게 풀려났나.

▲선장 겸 회사대표가 그곳에 있으니 협상할 길이 없었고 기름과 부식도 떨어진 상태에서 대부분의 선원들의 건강이 안 좋아 더 이상 이용가치가 없다고 판단한 것 같다. 특히 피랍된 케냐 선원들 중 10명의 종교가 무슬림이었는데 케냐에 있는 무슬림단체와 현지 사업가 등이 해적들에게 '같은 형제들이다'며 석방을 강력하게 요청한 것도 큰 힘이 됐다. 소말리아 해적들이 몸값을 받지 않고 석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기적적인 일이다.

--삼호주얼리호 구출 이후 해적과 연락이 끊겼는데 어떻게 협상했나.

▲삼호주얼리후 구출작전으로 많은 스트레스를 받았다. 해적이 연락을 끊어버려 협상이 지연됐다. 그런데 지난 7일 오후 5시20분(현지시간) 해적이 전화를 걸어왔다. 그 당시에는 해적들이 석방을 언급하지는 않았다. 선장과 잠시 통화를 할 수 있었다.

--금미호가 언제 풀려났고 지금 어디고 가고 있나.

▲지난 8일 저녁(현지시간) 해적들이 금미호의 석방을 최종 결정했고 9일 아침 석방한 것으로 알고 있다. 금미호가 소말리아 해적들의 본거지인 하라데라항을 출발해 북쪽으로 향하고 있다. 석방됐지만 다른 해적들에게 잡힐까 걱정돼 외교부에 협조요청을 했다. 10일 오전 8시 정도 연합해군과 만날 것으로 보인다. 연합해군으로부터 치료와 부식, 기름 지원을 받고 케냐 몸바사로 이동할 것이다. 배가 낡은 것도 있지만 거리가 멀어 2일 정도 걸릴 것 같다.

--선원들 상태는.

▲선장이 몸이 좋지 않아 중국동포 출신의 항해사에게 항해를 맡기고 누워있으며 기관장은 말라리아에 걸려 고생했는데 해적에게 약을 받아 지금은 많이 좋아진 상태다. 선원들 모두 많이 지쳐있고 생명에 지장은 없지만 정신분열증세를 보이는 사람도 있다.

--배에는 이상 없나.

▲해적들이 기름과 부식을 약탈했고 심지어 닻도 훔쳐갔다. 배에는 소말리아 연안까지 이동할 수 있는 기름만 있다. (해적이) 비늘없는 고기는 안먹는다며 배에 실린 게 40t(시가 2억원) 가량의 고기는 그대로 있다. 해적들이 금미호를 모선으로 이용하기도 했다고 한다.

--김종규씨가 지금 국내에 있다고 하던데.

▲개인적인 일로 얼마 전 한국에 도착해 지금 서울에 있다. 하지만 귀국하면서도 전화로 계속 해적과 협상을 해왔다. 특히 지난 5일부터 집중적으로 해적과 접촉을 시도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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