쌩쌩 달리다 바퀴 빠져버린 아반떼MD, 이게 운전 미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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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2월 8일 09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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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훈 씨가 올린 사고 차량의 모습
김민훈 씨가 올린 사고 차량의 모습
고속도로를 달리다 갑자기 승용차의 뒤축이 부러져 바퀴가 빠져버렸다. 그런데 자동차 제조사는 운전 미숙으로만 몰아간다면 기분이 어떨까?

지난달 16일 김민훈 씨(30ㆍ남)는 신형 아반떼MD를 운전하다 고속도로에서 끔찍한 일을 경험했다.

경부고속도로에서 1차선을 타고 대전에서 서울 방향으로 올라오던 중 남이분기점 부근에서 갑자기 운전석 뒤쪽이 주저앉더니 차가 중앙분리대 쪽으로 급격히 쏠리는 것이 아닌가. 핸들 조작으로 비상도로에 주차한 후 내렸더니 바퀴가 굴러와 세워둔 차량과 동일선상에 멈춰섰다.

김 씨는 단순히 타이어가 펑크 나서 생긴 일이라 생각하고 보험사를 불러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그런데 타이어를 집어오던 보험사 직원은 “단순 타이어 펑크가 아니라 뒤축이 부러져서 발생한 것이어서 이런 경우는 처음 본다”고 말했다고 한다.

김 씨는 다친데도 없어 그저 보험으로 자차처리를 하려고 했으나 혹시 차의 결함일 수도 있다고 판단해 차를 현대차 청주영업소에 견인해 두고 현대차와 연락을 취했다.

현대차 관계자가 나와 차를 살펴보더니 “운전 미숙으로 뒷바퀴가 무언가에 부딪히며 부러진 것이다”고 말해 김 씨는 이유가 뭐냐고 되물었더니 “뒷바퀴 휀더 부분이 찌그러져 있고 뒷바퀴 휠이 부러져 있어 그렇게 판단한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한다.
부러져버린 뒷바퀴 축(왼쪽)과 빠져버린 브레이크 패드
부러져버린 뒷바퀴 축(왼쪽)과 빠져버린 브레이크 패드
이와 관련해 현대차 관계자와 직접 전화 통화를 했다.
관계자는 “차도 모두 살펴봤고 사고현장까지 나가서 조사를 끝마쳤다”면서 “운전 미숙으로 인해 생긴 사고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바퀴 뒤축이 쉽게 부러질 수 있느냐고 묻자 “이런 경우가 간혹 있었다”면서 “앞쪽이 먼저 사고 나서 뒤쪽을 부딪히면 충격으로 부러질 수 있다. 전체적인 차체의 흠집을 살펴본 전문가들과 함께 그렇게 결론을 내렸다”고 전했다.

그러나 김 씨는 “앞쪽은 아무런 사고가 없었고 뒤쪽이 먼저 주저앉은 후 중앙분리대로 차량이 쏠리면서 사이드 미러가 긁힌 것 뿐이다. 차량이 한바퀴 돌거나 하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운전 미숙으로 몰아가는 현대차의 판단에 김 씨는 자동차 커뮤니티 사이트와 ‘아반떼MD 동호회’에 사진과 함께 사연을 올렸다. 대부분의 네티즌들은 “출시된지 1년도 안된 차의 뒤축이 쉽게 부러질 정도라면 정말 할말이 없다”면서 고개를 가로저었다.

사연을 본 한 회원은 “120km/h의 속도로 달리다 운전 미숙으로 교각을 들이받은 적이 있다”면서 “하지만 휠만 엄청나게 훼손됐을 뿐 바퀴는 빠지지 않았다. 바퀴가 빠지는 건 정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현대차가 주장하는 운전석 뒤쪽의 사고 흔적
현대차가 주장하는 운전석 뒤쪽의 사고 흔적
김 씨가 올린 사진과 사연으로 사고 차량을 담당하는 정비사 3명에게 물어봤다.

한 정비사는 “차체의 모습과 브레이크 패드쪽을 보면 이게 이렇게 쉽게 빠질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고 말했다. 또다른 정비사는 “조수석 부근의 모습이 없지만 차체를 봤을때 찌그러져 있는 것이 보이지 않는데다 운전석 사이드 미러만 살짝 훼손된 경우라면 운전 미숙으로 보기에 무리가 있어 보인다”고 의견을 내놨다.

또다른 한 명도 “간혹 고속으로 달리다 덜컹하는 경우 축이 부러지는 경우가 있지만 대부분 앞바퀴가 그렇지 뒷바퀴에서 이런 현상은 잘 일어나지 않는다”면서 “앞부분에서 사고가 먼저 났다면 심하게 훼손되어 있거나 차량이 전체적으로 훼손이 되어 있어야 하는데 뒤쪽에 상처가 몰려있는 점으로 봐선 운전 미숙으로 단정짓기는 어렵다”고 조심스레 말했다.

김 씨는 현재 운전미숙으로 판단한 현대차를 믿을 수 없어 소비자보호원에 의견을 접수해 놓은 상태다. 현대차도 소보원의 판단에 따라 자체적으로 벌인 조사 결과를 가지고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 김민훈 씨가 올린 차체를 찍은 동영상 보러가기

동아닷컴 도깨비뉴스 김동석 기자 @kimgiz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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