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청원초 4학년 주아영 양은 영어 동요 듣기, 영어동화책 읽기로 영어에 대한 흥미와 실력을 한껏 끌어올렸다.
‘아들아, 엄마 잔소리는 피해갈 수 있어도 영어는 절대 피해갈 수 없단다.’
수년 전 국내서 출간된 단행본 제목이다. 대학수학능력시험 외국어영역이 국가영어능력평가시험(NEAT)으로 대체될 가능성 때문에 실용 영어에 대한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 실용 영어를 체득하기 위해선 어릴 때부터 영어를 접하는 게 중요하다고들 말한다. 하지만 학부모들은 어떻게 영어를 지도해야 좋을지 몰라 고민이다.
서울 청원초등학교 4학년 주아영 양(11)은 지난해 11월 13일 전국 YBM 잉글루 회원 4000여 명을 대상으로 열린 영어경시대회 중 토익 브리지(TOEIC Bridge) 시험에서 초중등 전체 대상을 수상했다. 토익 브리지는 듣기, 읽기 능력을 평가하는 초중생 대상 국제표준영어시험. 주 양은 180점 만점에 176점을 받았다. 지난해 5월에는 성균관대가 주최하고 동아일보가 후원한 전국 영어·수학 학력경시대회에서 4학년 영어 부문 동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주 양이 수준급의 영어 실력을 갖게 된 비결이 뭘까?
주 양의 어머니 오미진 씨(40·서울 노원구)는 “영어에 부담을 갖지 않도록 어려서부터 쉽고 재미있는 놀이처럼 영어를 접하게 했다”고 말했다.
주 양은 어려서부터 집에서 영어 동요를 듣고 따라 불렀다. 틈틈이 온라인 영어단어 암기 게임을 하면서 재미있게 단어를 익혔다.
영어 동화책 읽기는 주 양이 영어에 흥미를 느끼는 데 일조했다. 주 양은 상상력이 뛰어난 미국 동화작가 로버트 먼치의 영어 동화책을 특히 좋아했다. 로버트 먼치의 창작 동화인 ‘스멜리 삭스(Smelly Socks)’ ‘앤드루스 루스 투스(Andrew's Loose Tooth)’를 여러 번 반복해 읽은 주 양. 책을 읽은 뒤에는 로버트 먼치의 홈페이지(robertmunsch.com)에 접속해 동화책 본문 내용을 녹음한 파일을 찾아 들었다.
주 양은 “그림과 본문을 같이 보면서 책 내용을 귀로 들으니 이야기의 분위기가 어떤지 생생하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학부모의 중요한 과제 중 하나는 자녀에게 꼭 맞는 영어 공부법을 찾아주는 것. 주 양은 혼자 공부하길 좋아하는 성격이었다. 따라서 많은 학생들이 모여서 진행하는 토론식 수업은 맞지 않았다. 이를 파악한 오 씨는 무리한 회화 수업은 배제했다. 그리고 주 양에게 초중생용으로 제작된 CNN 듣기 교재와 토플 교재를 제공했다. 주 양은 혼자 영어를 듣고 단어를 외우는 기본 영어 공부에 몰입했다.
이런 공부법은 주 양의 집중력과 영어 자신감을 크게 높여줬다. 주 양은 토익 브리지 시험이 진행되는 60분 동안 한 문제도 놓치지 않고 집중할 수 있었다. 평소 꾸준히 영어를 듣고 문제를 풀어 본 경험 덕택이었다.
주 양은 영어독해 시 전체적인 내용 파악은 누구보다 빨랐지만 정교한 문법에는 취약했다. 그래서 주 양은 영어 지문을 읽은 다음에는 꼭 영어 문장을 한글로 번역해 완전한 문장으로 적는 연습을 했다. 오 씨는 “영어를 우리말로 번역해 보면서 저절로 문장구조와 문법을 파악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혼자 듣기, 읽기, 쓰기를 공부하다 보면 회화 실력이 약해지진 않을까? 오 씨는 “회화실력도 충분히 높일 수 있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현재 주 양과 오 씨는 일상생활에서 대부분의 대화를 영어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주 양은 “영어로 말하는 데 자신감이 생겨서 학교 영어회화 수업 시간에도 원어민 교사와 더 많이 이야기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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