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조선 건국을 지켜본 나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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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2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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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역 872년 된 향나무등… 늘푸른 보호수 24그루 선정

나무는 강했다. 전쟁 자연재해 등 수많은 난관 속에서도 꿋꿋이 제자리를 지키고 서 있는 나무들. 서울에는 이런 ‘전설의 상록수’가 24그루나 있다. 이 중에는 고려시대에 심어져 수령이 870년 넘는 것도 있었다.

서울시는 6일 현재 특별 보호 중인 수목 중 사계절 늘 푸른 보호수 24그루를 발표했다. 이 중 서초구 서초동 서초역 사거리에 있는 향나무(사진)가 서울시내 나무 중 가장 오래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나무는 측백나무과의 상록교목으로 수령(樹齡)은 872년 6개월이며 고려시대에 심어진 나무로 추정된다. 서울시 관계자는 “1968년 7월 보호수로 지정되면서 당시 830년 된 나무로 측정됐다”고 말했다. 높이 16m, 둘레는 3.6m인 이 나무는 현재 서초역 대법원 앞 사거리 한복판에 있다.

중구 정동 배재학당에 있는 564년 된 향나무 역시 오랜 수목 중 하나로 꼽힌다. 높이 17m, 둘레 2.3m인 이 나무는 배재학당 출신 시인 김소월과 데이비드 매케인 하버드대 한국학소장이 각별한 관심을 가진 것으로 유명하다.

오래된 보호수 중에는 동네를 지키는 ‘수호신’ 역할을 하는 것도 있다. 2004년 보호수로 지정된 구로구 가리봉동의 507년 된 측백나무는 6·25전쟁 전까지 주민들이 정월대보름이나 가을 추수기에 이 나무 앞에서 고사를 지내며 복을 빌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높이 15m, 둘레 2.5m인 이 나무 안에는 큰 뱀이 살고 있어 나무를 훼손하면 재앙이 온다는 전설이 있다. 강서구 방화동에 있는 567년 된 향나무는 2007년 나무 주변에서 아이들이 뛰어놀고 주민들이 쉴 수 있도록 ‘쉼터’ 공간으로 재탄생됐다.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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