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구제역 비상 홍성군 공무원 “주말은 사치”

  • 동아일보

지난해 초 ‘사무용품 비리’로 공무원 5명이 해임되고 전체 공무원 중 10% 정도가 연루된 사실이 드러나 마음고생이 심했던 충남 홍성군청 공무원들이 올해는 몸 고생을 톡톡히 치르고 있다. 충남 최대 축산 지역 중 하나인 홍성 지역을 구제역으로부터 지키기 위해 주말과 휴일을 반납한 채 구제역과의 전쟁을 치르고 있기 때문. 주말인 22일 오전 충남 홍성군청 구제역상황실은 한때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군 내 광천읍에서 구제역 의심 가축이 신고됐다는 소식이 전해진 것.

홍성군은 전체 4000호 농가가 한우 6만3000마리, 돼지는 47만7000마리를 기르고 있어 충남 최대 축산단지를 이루고 있다. 특히 인접 지역 보령시와 예산군에서 잇따라 구제역이 발생해 이날 신고된 의심 가축이 ‘양성’으로 판정될 경우 충남 지역의 축산업이 무너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다행히 이날 신고된 의심 가축은 음성으로 판정돼 한시름 놓았지만 그렇다고 구제역 방역을 아직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 오인섭 축산과장은 “홍성군이 구제역에 무너지는 것은 6·25전쟁에서 낙동강 전선이 무너지는 꼴인데 쉴 틈이 어디 있겠느냐”고 말했다.

지난해 6월 당선된 김석환 홍성군수도 호된 ‘신고식’을 치르고 있다. 김 군수는 방역령이 내려진 지난해 하반기부터 주말과 휴일을 모조리 반납하고 잠도 대부분 집무실에서 자고 있다. 김 군수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홍성군이 구제역 청정지역으로 남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유정복 농림수산식품부 장관도 22일 홍성군을 방문해 구제역과의 전쟁을 벌이는 공무원 등 관계자들을 격려했다. 유 장관은 “홍성에 구제역이 발생하면 국내 축산 기반이 무너진다”며 “힘들지만 최선을 다해 방역에 만전을 기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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