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가 외국인들이 경제자유구역 내 부동산에 투자하면 영주권을 주는 ‘부동산 투자 이민제’를 추진하고 나서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해 연평도 포격 도발 사태 등 남북 간 긴장 분위기로 외국인 투자유치 신뢰도가 떨어지고 있어 이를 만회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또 국내 영주권을 취득한 외국인이 늘면 해외 자본 유입도 크게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8일 시에 따르면 이르면 3월부터 투자이민제를 시행해 2014년까지 1800억여 원을 유치할 계획이다. 외국인이 연수구 송도국제도시와 중구 영종지구, 서구 청라지구 등 인천경제자유구역에 휴양이나 체류 등을 목적으로 50만 달러(약 5억 원) 이상을 투자하면 국내 거주자격을 부여한다. 5년 이상 체류하면서 별다른 문제점이 없을 경우 영주권을 준다. 또 건강보험은 물론이고 국민연금 등 한국 국민에게 부여되는 복지혜택을 누릴 수 있다.
우선 시는 투자이민제 유치 대상으로 인천과 지리적으로 가까운 중국 동북권을 꼽고 있다. 세계적 화상(華商) 기업인 리포그룹 등 11개 컨소시엄으로 구성된 리포인천개발㈜이 3조 원을 들여 영종지구 북쪽 2.73km² 터에 조성을 추진하고 있는 복합휴양지인 ‘미단시티’에 중국인들의 투자를 유도할 계획이다. 2014년까지 분양할 호텔과 콘도미니엄, 랜드마크 타워 내 숙박시설 등 1200실이 대상이다. 시는 분양가를 5억 원 안팎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 송도국제도시에 문을 연 잭니클라우스 골프장에 들어서는 단독주택 179채도 투자 대상이다. 7월 분양해 내년 3월 준공할 예정인 이 주택의 면적은 330m² 이상이며 분양가는 면적에 따라 20억∼30억 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 밖에 청라지구에 5월 개장하는 베어스베스트 골프장 내 빌라 200채도 30억 원이 넘는 고급주택으로 내년 3월까지 준공하기로 했다.
시는 투자이민제가 시행되면 중국 부호층 등 외국인들의 장기 체류가 가능해져 관광레저산업 투자를 포함한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 큰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시는 지난해 11월 이런 내용의 투자이민제를 정부에 건의했으며 법무부도 최근 인천에서의 시행을 대통령에게 보고해 조만간 추진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는 올해 중국인들이 경제자유구역의 부동산을 둘러보는 투어상품을 개발하고 투자유치 설명회도 열 계획이다. 세계적인 네트워크를 갖춘 부동산 유통기업과의 업무제휴로 중국은 물론이고 동남아 화교 등 외국인 투자를 유도할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투자이민제를 시행하면 2014년까지 1173명에 이르는 고용유발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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