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오른쪽)과 장석웅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위원장이 14일 교
과부 장관실에서 만나 비공개 면담을 하기에 앞서 악수를 하고 있다. 이날 면담은 전교
조의 요청에 의해 이뤄졌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이 장석웅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위원장과 14일 오전 정부중앙청사 교과부 장관실에서 처음으로 만났다. 각종 교육 현안을 놓고 치열하게 대립한 교과부와 전교조의 수장이 한자리에 앉은 것은 현 정부 들어 두 번째이고 단독 면담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면담은 전교조 측 요청을 교과부가 받아들이면서 성사됐다.
이 장관이 장관실에 들어선 장 위원장에게 “와주셔서 감사하다. 늦게나마 당선을 축하드린다”고 인사하자 장 위원장은 “가까운 길인데 멀리 돌아왔다. 단순한 만남이 아니라 교육의 발전과 희망을 논의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답했다.
비공개로 30분간 진행된 이날 면담에서 양측은 단체교섭을 조속히 재개하는 것에 합의하고 실무 협의를 진행하기로 했다. 또 교과부와 전교조 간 소통을 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데도 합의했다. 교과부는 면담이 끝난 뒤 보도자료를 내고 “교과부와 전교조가 대화와 소통을 시작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교육 본질을 살리기 위해 함께 노력하자고 했다”고 밝혔다.
장 위원장은 면담에서 전교조 해직교사의 복직 문제, 2009 개정교육과정의 문제점, 교원평가 개선, 강원·경기의 고교평준화 허용 등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는 민감한 문제에 대해서도 검토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 장관은 즉답을 피하고 대신 “학교 발전에 협조해 달라”고 말했다.
이날 면담은 전교조의 노선 변화를 대내외적으로 확실히 알리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전교조는 지난해까지 이 장관 퇴진운동을 벌이는 등 교과부와 대립해 왔지만 올해 새로 장 위원장이 취임하면서 “장관 퇴진운동을 철회하고 교과부와 대화하겠다”고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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