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광 이선애 상무는 ‘나이롱 환자’?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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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이유로 두번 소환 불응…꼿꼿이 앉아 검찰조사 응해
4시간동안 조서검토 열의도… “입원중 심심하다 말해”

태광그룹의 실질적인 자금관리인으로 알려진 이선애 태광산업 상무(83)가 12일 검찰에 불려나와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유별난 대응을 해 구설수에 올랐다.

이날 이 상무는 온몸을 점퍼와 마스크 등으로 둘러싸 흡사 ‘미라’ 같은 모습으로 서울 마포구 공덕동 서울서부지검 청사에 나타났다가 14시간여 조사를 마치고 돌아갔다. 검찰은 ‘건강상의 이유’로 두 번의 소환에 불응한 이 상무를 위해 특별히 여성수사관들이 당직실로 이용하는 1층 수사지휘검사실을 휴게실로 내줬다. 이때 이 상무에게 취재진이 다가서려고 하자 태광 측 직원들이 기자들을 밀치면서 욕설을 내뱉는 등 과잉 대응을 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청사 관계자는 “그동안 많은 사람이 조사를 받았지만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고 했다. 이 상무는 조사를 마친 뒤에는 무려 4시간 동안 조서를 검토하는 열의를 보였다. 통상 조서 검토에 걸리는 시간은 길어야 1시간. 검찰 관계자는 “일부 내용을 추가해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며 “의자에 꼿꼿이 앉아 조사를 받는 모습에서 이 상무가 환자라는 생각은 안 들었다”고 귀띔했다. 다른 검찰 관계자는 “이 상무를 소환통보하기 전에 그가 입원해 있는 병원에 직접 찾아가 이 상무의 상태를 확인했다”며 “병원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 상무가 수시로 외출하면서 간호사에게는 ‘(병원이) 심심하다’는 말까지 했다”고 전했다.

한편 이 상무의 삼남 이호진 그룹 회장은 13일 세 번째 소환조사를 받았다. 검찰은 비공개 소환을 요청한 이 회장을 상대로 차명주식과 채권, 부동산 등으로 최대 수천억 원에 이르는 비자금을 조성하고 회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 등에 대해 조사했다. 검찰은 설 연휴 전에 수사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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