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화천 ‘산천어축제’ 취소 후유증 심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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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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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박업소 예약취소-예약금 환불 요구 쇄도
낚시 예약자 위약금 협의깵 지역경제 큰 타격

강원 화천군이 산천어축제를 위해 화천읍에 조성한 선등거리. 산천어축제 취소로 화려한 불빛은 기대한 만큼의 효과를 거두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강원 화천군이 산천어축제를 위해 화천읍에 조성한 선등거리. 산천어축제 취소로 화려한 불빛은 기대한 만큼의 효과를 거두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구제역 파동으로 취소가 결정된 강원 화천군 산천어축제의 후유증이 나타나고 있다. 축제 기간인 15∼30일 예약이 완료된 화천 지역 숙박업소는 예약 취소 사태에 시달리고 있다.

13일 화천군번영회에 따르면 이달 11일 산천어축제 취소가 결정된 이후 지역 280여 개 숙박업소에 예약 취소와 함께 예약금 환불을 요구하는 전화가 잇따르고 있다. 또 예약된 1만여 명의 동남아 관광객과 낚시 사전예약자들의 취소도 불가피해졌다. 축제를 주관하는 화천군 나라축제조직위원회는 낚시 사전예약자들에게 위약금까지 물어주는 방안을 놓고 협의 중이다. 10억 원을 들여 구입하기로 계약한 산천어 처리도 문제다. 화천군은 지난해 초 전국 12개 양어장과 양식 계약을 체결하고 87t의 산천어를 확보해 놓은 상태. 축제 개최 여부와 관계없이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산천어 비용을 포함해 화천군이 축제를 위해 투입한 예산은 약 37억 원이다. 산천어등(燈) 거리와 빙등광장, 눈조각 등이 이미 만들어졌지만 축제 취소로 투자한 만큼의 효과를 얻기가 힘들어졌다.

농민들이 산천어축제에 맞춰 출하한 10억 원 규모의 농산물도 판로가 막히게 됐다. 축제장과 숙박업소, 음식점이 고용한 아르바이트생들도 일자리를 잃을 것으로 전망된다. 또 전국 규모를 넘어 세계인들이 찾아오는 축제로 발돋움하려던 화천군의 기대도 미뤄야 할 처지다.

박남철 화천군번영회장은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 이후 군장병들의 외출, 외박 통제로 지역 경기가 위축된 상황에서 산천어축제마저 취소돼 상인들의 걱정이 크다”며 “구제역 파동으로 축제가 취소된 만큼 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축제조직위는 이와 관련해 축제 포기로 인한 손실과 지역 경제 회생을 위한 정부 지원을 요청하는 평가보고서 작성을 검토하기로 했다. 조직위는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지난 8년 동안 피땀으로 쌓아올린 얼음나라 산천어축제의 도전을 잠시 멈추게 됐다”며 “산천어축제는 2012년 더욱 아름답게 성장한 모습으로 찾아올 것”이라고 밝혔다.

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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