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 선제적 예방접종키로

  • 동아일보

접종대상 98만마리로 늘어… 충남 전역 퍼져 호남 위협

구제역이 걷잡을 수 없이 번지면서 방역당국이 경기 전역과 충남, 강원 일부 지역에서 구제역 예방백신을 맞히기로 하는 등 접종 지역을 대폭 확대했다.

농림수산식품부는 3일 경기도내 31개 시군 전체, 춘천 원주 강릉 홍천 등 강원 4개 시군, 보령 홍성 청양 등 충남 3개 시군을 대상으로 이날부터 구제역 예방접종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유정복 농식품부 장관은 “강력한 선제적 예방접종이 필요하다는 인식에서 접종지역 확대를 결정했다”며 “구제역이 발생하지 않은 지역도 주변 정황으로 볼 때 확산 우려가 높은 지역은 선제적으로 예방접종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백신 접종 대상 가축은 49개 시군구의 98만3000마리로 늘어났다.

하지만 구제역이 충남 깊숙이 번지면서 ‘선제적 예방접종’이 시급한 전라 지역은 백신 수급 문제로 제외됐다. 방역당국이 3일까지 확보한 백신은 150만 마리분. 접종 대상인 98만여 마리를 모두 접종할 경우 남는 물량은 50만 마리분에 그친다. 그런데 125만 마리분 추가 수입은 14일에나 가능하기 때문에 그동안 무슨 일이 있을지 몰라 방역당국은 자신 있게 공격적인 백신접종을 못하고 있다. 더구나 구제역 백신은 한 달 간격으로 두 차례 맞아야 한다.

추가 수입을 기다리는 열흘 동안 구제역이 충남에서 호남지역으로 남하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방역당국 관계자는 “호남지역 백신 접종은 확산 상황을 봐서 결정하겠다”며 “추가 수입이 이뤄지면 2차 접종까지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3일에도 충남 보령시 천북면 사호리의 돼지농장, 천안시 동남구 병천면 송정리의 젖소농장, 강원 춘천시 동산면 군자리의 한우농장, 경북 영천시 고경면 석계리와 경주시 안강읍 근계리의 한우농장에서 구제역이 확인됐다. 이에 따라 구제역 발생지역은 6개 시도 38개 시군구로, 도살처분 규모는 66만8220마리로 늘어났다. 이날 경기 의정부시와 경북 예천군 및 충북 괴산군과 강원 철원군 홍천군에서도 의심신고가 접수됐다.

이틀 동안 천안에서 3건이 집중 발생하고 보령에서도 발생함에 따라 사실상 충남 전역에 구제역 바이러스가 퍼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아직 구제역이 발생하지 않은 호남지역을 위협하고 있는 형국이다.

한편 구제역이 보령시까지 확산되면서 전국 시군 가운데 최대의 축산단지인 홍성군에 초비상이 걸렸다. 홍성군은 소 6만6579마리와 돼지 48만2485마리, 염소 1618마리, 사슴 1393마리 등 모두 55만2075마리의 우제류를 키우고 있다. 홍성군은 서해안고속도로 광천과 홍성 나들목 등 8곳에 방역초소를 운영하면서 구제역 차단에 주력하고 있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홍성=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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