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강화 제야의 종소리’는 못 듣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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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2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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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제공 강화군
사진 제공 강화군
31일 밤 12시 서울 종로구 관철동 보신각의 ‘제야의 종’과 함께 울리던 인천 강화군 강화읍 고려궁지의 ‘강화동종’(보물 제11-8호·사진) 타종식이 올해는 열리지 않는다. 올 4월에 이어 최근 다시 강화군에 구제역이 발생하면서 다중집회 행사가 모두 중단됨에 따라 연례적으로 열리던 고려궁지의 타종 행사가 취소된 것이다.

고려궁지 내 외규장각 옆에 있는 강화동종은 조선 숙종 때인 1711년에 주조돼 강화도 내 4대문을 여닫는 신호로 활용돼 오다가 광복 이후 보신각 동종과 함께 ‘제야의 종소리’를 울려왔다. 그러나 동종에 균열이 생겨 1999년 강화역사관으로 옮겨졌고, 대신 복제 동종을 고려궁지에 걸어놓았다.

매년 강화군수와 시민 등 300여 명이 고려궁지에서 새해의 희망을 담아 33번씩 강화동종을 쳐왔다. 강화군 관계자는 “구제역으로 인해 보신각 종과 함께 제야의 종으로 유명한 강화동종이 처음으로 타종되지 못하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세계문화유산인 고려 팔만대장경을 조판했던 강화군 선원면 지산리 선원사(사적 259호)는 31일 별도의 타종식을 연다. 선원사 성원 주지스님은 “대웅전 동종이 완성돼 제야의 타종식을 갖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절에는 목탁소리를 내는 소 3마리가 있었으나 4월 구제역 때 도살처분되는 아픔을 겪었다. 최근 호남지역에서 목탁소리 내는 소 2마리를 새로 들여온 상태다. 타종식은 구제역 전염을 우려해 외양간과 떨어진 대웅전 실내에서만 치러질 예정이다.

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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