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춘선복선전철 개통 첫날… 오전부터 장사진

  • 동아일보

“전철 타고 강원도 가보자”

경춘선 복선전철 개통 첫날인 21일 오후 1시경 강원 춘천시 남춘천역에서 승객들이 내리고 있다. 춘천역 개통식 관계로 이날 하루 종착역이 된 남춘천역은 승객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춘천=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경춘선 복선전철 개통 첫날인 21일 오후 1시경 강원 춘천시 남춘천역에서 승객들이 내리고 있다. 춘천역 개통식 관계로 이날 하루 종착역이 된 남춘천역은 승객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춘천=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21일 오전 5시 10분 서울 상봉역에서 춘천행 전철이 출발했다. 3분 뒤 강원 남춘천역에서도 상봉행 전철이 출발했다. 경춘선 복선전철 개통과 함께 ‘강원도 전철 시대’의 막이 오르는 순간이었다. 경춘선은 강원 지역 종착역이 춘천역이지만 이날은 개통식 관계로 남춘천역에서 떠났다.

개통에 대한 호기심으로 승객들이 몰리면서 이날 오전 11시경 출퇴근 시간의 서울 지하철을 연상케 할 정도로 전동차는 초만원을 이뤘다. 무임승차가 가능한 노인들이 절반가량을 차지했다. 등산객들과 자전거를 가져온 승객들도 눈에 띄었다. 이로 인해 남춘천역 주변 버스정류장에는 승객들이 100m가량 줄을 늘어서는 등 큰 혼잡을 이뤘다. 또 춘천시내 막국수와 닭갈비 업소에는 하루 종일 외지인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친구들과 구경삼아 전동차를 탔다는 이상호 씨(68·서울 노원구)는 “사람이 너무 많아 힘들기는 했지만 개통 첫날 탑승한 것에 의미를 둔다”며 “춘천에서 막국수를 먹고 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전동차 맨 뒤 칸에 설치된 자전거 거치대에 자전거를 싣고 춘천에 온 이창섭 씨(62·경기 광명시)는 “경치 좋은 의암호 주변에서 자전거를 타기 위해 왔다”며 “자전거 운반에도 편리하고 시간도 예전보다 단축돼 자주 오고 싶다”고 강조했다.

통학·통근자들은 예상보다 많지 않았다. 이날 오전 전동차를 탄 함현경 씨(24·여·강원대 4)는 “예전 기차에 비해 운행 횟수도 늘고 시간도 빨라져 좋다”며 “더 빨리 개통됐으면 학교생활이 편했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표시했다. 그러나 춘천에 직장을 둔 정인훈 씨(39·서울 동작구)는 “집에서 상봉역까지 거리가 먼 데다 좌석이 불편해 서울 동북 지역 거주자 외에는 통근용으로 적합하지 않은 것 같다”며 “터널이 많아 북한강변 경치를 볼 수 없다는 것도 단점”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오후 춘천역 광장에서 열린 경춘선 복선전철 개통식에는 이명박 대통령을 비롯해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 김문수 경기도지사, 이광재 강원도지사 등 1200여 명이 참석해 개통을 축하했다. 이 대통령은 “원주∼강릉 복선전철은 다음 겨울올림픽 이전에 완공될 것”이라면서 “대통령이 뭐라고 얘기할까 여러분이 궁금해 하는 춘천∼속초 철도도 검토될 것이고 기대해도 된다”고 말해 박수가 터져 나왔다.

경춘선 복선전철은 2조7483억 원이 투입돼 1999년 착공됐다. 상봉역에서 출발해 춘천역까지 걸리는 시간은 노선 내 18개 역 가운데 7개 역만 정차하는 급행은 63분, 모든 역에 서는 일반 열차는 79분이 걸린다. 운행 횟수는 1일 137회로 경춘선 무궁화호의 38회에 비해 3.6배로 증가했다. 요금은 2500원(교통카드 기준)으로 무궁화호 5600원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춘천=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