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낙동강 살리기 편견 사라졌어요”

  • Array
  • 입력 2010년 12월 15일 03시 00분


코멘트

초중고 대학생 ‘낙동강 생태문화탐사단’ 참가해보니…

대구지방환경청이 마련한 낙동강 생태문화탐사단 탐사 후기 공모전 시상식에서 수상자들이 남광희 청장(오른쪽에서 네 번째)과 한자리에 모였다. 사진 제공 대구지방환경청
대구지방환경청이 마련한 낙동강 생태문화탐사단 탐사 후기 공모전 시상식에서 수상자들이 남광희 청장(오른쪽에서 네 번째)과 한자리에 모였다. 사진 제공 대구지방환경청
“낙동강을 비롯한 4대강 살리기 사업에 대해 저도 걱정하는 측면이 있었지만 실제 현장을 살펴보니 알려진 것과는 많이 달랐습니다.” 경북대 행정학과 3학년 김대호 씨(23)는 14일 “이 사업에 대해서는 찬성이냐 반대냐를 넘어 현실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씨는 대구지방환경청이 주최한 ‘낙동강 생태문화탐사단’ 프로그램에 참여한 뒤 열린 탐사 후기 공모전에서 최근 최우수상을 받았다. 대구지방환경청이 올해 7∼11월 16회에 걸쳐 마련한 이 프로그램에는 대구 경북의 초중고교생 및 대학생 800여 명이 참가했다. 참가자들은 1박 2일 일정으로 낙동강 발원지인 강원 태백시 황지연못부터 낙동강 구간의 보(洑) 건설 현장, 하류인 부산 쪽 화명생태공원까지 낙동강 전 구간을 살폈다.

김 씨는 평소 학과 친구들과 4대강 사업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어딘가 의심스러운 느낌이 들었다고 했다. 특히 낙동강의 수질이 나빠지고 생태를 훼손하지 않을까 걱정했다. 그는 “이런 생각을 갖고 달성보 공사 현장을 직접 살펴보니 보의 원리에 대한 인식이 매우 피상적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며 “가령 회전식 보의 원리 등은 아주 과학적이었다”고 말했다. 김 씨는 “현장에서 알 수 있는 정보가 부족한 상태에서 찬반 논쟁을 하면 결론 없이 흐지부지되기 쉬울 것”이라며 “이번 체험은 낙동강 살리기 사업에 대한 시야를 넓혀 주었다”고 말했다.

우수상을 받은 영남대 국제통상학부 3학년 권은정 씨(21·여)도 이 프로그램을 통해 강 살리기 사업에 대한 편견을 바로잡는 계기가 됐다고 했다. 권 씨는 “낙동강 살리기 사업이 자연환경을 훼손하는 것 아닌가 우려했지만 생태적으로 복원해 사람과 강이 공존하려는 것을 고민하는 걸 보고 다소 마음이 놓였다”며 “이 사업이 어떻게 하면 잘될 수 있을지 고민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또 우수상을 받은 영남대 건설시스템공학과 4학년 노형균 씨는 “전공 분야여서 보 현장을 보는 마음이 두근거릴 정도였다”며 “과학적인 물 관리 방식과 생태공원을 통해 삶의 질을 높일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고 말했다.

초중학생들도 현장 체험이 유익했다는 반응을 보였다. 초중고교 부문 우수상을 받은 대구 소선여중 2학년 안윤정 양(14)은 “4대강 살리기 사업에 대해선 언론에서 별로 좋지 않다고 말하는 것을 많이 들어 나도 반대파였다”며 “그런데 달성보에 가 보니 시설이 매우 과학적이고 멋져 완성되면 가족과 함께 꼭 놀러오고 싶다”고 했다. 안 양은 “현장 체험을 하기 전과 후의 내 생각이 달라진 것처럼 완공되면 생각이 달라지는 사람이 많을 것”이라고 했다. 대구지방환경청은 내년에도 이 프로그램을 이어갈 계획이다. 남광희 대구지방환경청장은 “참가 학생들에게 낙동강 살리기 사업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 스스로 판단하도록 하기 위해 마련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