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교육감들 ‘시험 선택권’ 카드 꺼내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2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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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1, 2 전국학력평가 시험 학교장 판단에”… 서울-경기-전남 시험 안봐

진보 성향 교육감들이 첫 번째 ‘시험 선택권’ 카드를 들고 나왔다. 21일 전국 중학교 1, 2학년 학생들이 치를 예정이던 ‘전국연합학력평가’를 보지 않거나 학교장 판단에 맡기도록 결정한 것.

1일 각 시도교육청에 따르면 서울과 경기, 전남은 아예 시험을 보지 않고 광주, 강원, 전북은 학교장 판단에 따라 시험 시행 여부를 결정하도록 했다. 나머지 시도에서는 예정대로 시험을 진행할 예정이다. 서울시교육청은 일선 학교에 시험 미시행을 알리는 공문도 내려 보냈다.

이 시험은 16개 시도 교육청이 해마다 돌아가면서 출제를 맡는 방식이다. 이번 시험 출제를 맡은 대구시교육청 관계자는 “경기도는 3월 시험을 계획할 때부터 시험을 보지 않겠다고 했고 나머지 시도교육청은 교육감 선거 이후 의견을 바꿨다”고 말했다.

시험을 보지 않기로 한 교육청 주장은 ‘시험 효율이 떨어진다’는 것.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방학 직전에 시험을 보다 보니 학생들이 성실히 시험에 임하지 않는다. 또 1월 말 이후에 성적을 통보하기 때문에 제대로 된 피드백이 이뤄질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시험 선택권’에 모든 교육청 직원이 동의하는 건 아니다. 한 담당 장학사는 “다른 시도에서는 다 보는 시험을 우리 학생들만 못 보게 하는 것도 형평성에 어긋난다”며 “21일 다른 시도에서 시험을 마치면 교육청 홈페이지에 문제를 공개할 것”이라고 전했다. 다른 교육청 장학사도 “이미 분담금도 다 냈고 시험지도 받기로 했는데 시험을 보지 않는다면 그것을 처리하는 것도 문제”라고 말했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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