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평도 학생-학부모 “함께 공부할 공간 마련해야”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1월 26일 14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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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무력 도발을 피해 인천으로 대피한 연평도 학생과 학부모들이 교육 당국을 상대로 함께 공부할 공간을 마련해줄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연평도 초,중,고교생 학부모 30여명은 25일 오후 연평도 주민 임시 숙소로 마련된 인천시 중구의 한 대형 찜질방에서 연평초,중,고교 주최로 열린 학교 배정 관련 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인천시교육청은 인천으로 대피한 연평도 학생 121명을 인천과 전국 각급 학교에서 교육받을 수 있도록 임시로 분산 배정해놓은 상태다.

그러나 학생들 상당수는 임시 배정된 학교에 가지 않고 집이나 임시 수용시설에서 부모, 또래 친구, 교사들과 함께 지내고 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한 남성 학부모는 "두 학급에 해당하는 인원을 한 학급에 배정하더라도 연평도 학생, 교사들이 함께 공부할 수 있도록 해달라. 인천시에서 운영하는 교육 관련 시설이 있다면 그곳이 수업 장소로 적합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다른 여성 학부모는 "당장 수업 듣는 것이 중요한 것은 아니다. 교육청에서는 어떻게든 학생들을 서둘러 학교에 보내야 말이 안 나온다는 식이지만 시간이 걸리더라도 연평도 학생들끼리 수업 받을 수 있게 해야 한다. 1주일 또는 1개월 정도 수업 재개가 늦어진다고 해서 아이들의 학업 능력이 떨어지지는 않는다"라고 말했다.

이 학부모는 이어 "우리 아이가 '엄마, 우리 배 타고 가다 어뢰 맞으면 어떡해''북한이 170여발 쐈다는데 1천발 쏘면 우리 다 죽는 거 아니냐'고 묻는다. 아이는 장난이겠지만 북한의 공격으로 큰 충격을 받은 것이다. 이런 아이들을 돌보고 교육할 수 있는 사람은 비슷한 경험을 한 연평도 교사들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다른 여자 학부모는 학교 배정 문제를 해결하는 것보다 연평도 주민들의 명확한 거처 마련이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그는 "연평도 주민 모두를 수용하면서도 안정되게 살 수 있는 거처가 마련되면 뿔뿔이 흩어진 주민을 한데 모을 수 있고 학생들도 함께 교육받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연평초교 6학년에 재학 중인 최모(12)군도 "인천의 학교로 배정됐지만 등교하지 않고 있다"라며 새 학교에 가면 낯설고 적응도 쉽지 않을 것 같아 차라리 연평도 친구들과 함께 수업받고 싶다"라고 말했다.

이에 연평초,중,고교 관계자는 26일 "시 교육청은 '누구나 원하면 공부할 수 있게 한다'는 방침 아래 임시 주거지에서 가깝거나 희망하는 학교가 있다면 원활하게 수업을 들을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는 입장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송영길 인천시장과의 간담회에서도 임시 숙소로 마련된 이곳 찜질방 주변교육 환경이 열악하므로 연평도 학생과 학부모만 따로 숙식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했으며 이에 대해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답변을 받았다"라며 "학부모들의 의견을 취합해 교육청에 건의하겠다"라고 말했다.

인천시교육청은 지난 23일 북한의 연평도 포격 이후 연평도를 포함한 서해 5도의 9개 초.중, 고교에 대해 휴업 조치했다. 학교가 휴업하면 출석하지 않더라도 결석처리가 되지 않는다.

인터넷 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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